|2026.03.03 (월)

재경일보

[K마켓 마감시황] 구글 ‘터보퀀트’ 쇼크에 반도체 직격탄… 코스피 3.22% 급락한 5,460선

윤근일 기자
시황
©연합뉴스 제공

2026년 3월 26일 국내 증시는 구글의 기술적 혁신이 역설적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독이 된 터보퀀트(TurboQuant) 쇼크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3%대의 극심한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1.75포인트(3.22%) 하락한 5,460.46으로 장을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번 폭락의 도화선은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AI 알고리즘이 당기 메모리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공포였다.

구글 '터보퀀트' 공개와 반도체 섹터의 수요 둔화 공포

이날 증시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구글 리서치가 공개한 AI 메모리 압축 알고리즘인 터보퀀트였다. 이 기술은 AI 모델의 KV 캐시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줄이면서도 엔비디아 H100 GPU 기준 처리 속도를 8배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동일한 메모리로 6배 더 긴 대화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소식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생각보다 덜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3.07% 하락한 183,200원에, SK하이닉스는 3.92% 하락한 956,000원에 마감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등 메모리 관련주들이 3% 이상 급락한 여파가 국내 시장으로 고스란히 전이된 결과다.

이란 협상 불확실성과 1,500원대 환율의 파상공세

대외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받았다며 종전 협상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란 당국이 이를 즉각 부인하면서 시장은 다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였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가 지속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9달러선까지 치솟았고, 이는 원·달러 환율이 1,505원을 돌파하는 결과로 이어져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를 가속화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오일쇼크 경고가 실체화되는 가운데, 환율과 유가의 동반 상승은 수출 제조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며 지수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

외국인 3조 원 '엑소더스'와 개인의 필사적 방어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980억 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강하게 압박했다. 환율 급등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이에 맞서 개인 투자자들은 3조 598억 원의 순매수로 필사의 사투를 벌였으나, 기관마저 3,389억 원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쏟아지는 물량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22.91포인트(1.98%) 하락한 1,136.64로 장을 마쳤다.

향후 전망: 기술적 변곡점과 실적 입증의 과제

향후 증시는 AI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의 양적 팽창에서 소프트웨어의 효율화로 이동하는 기술적 변곡점을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마켓(Polymarket) 등 예측 시장에서 코스피가 1분기 내 6,500선을 돌파할 확률이 3% 미만으로 추락한 점은 현재 시장에 깔린 비관론의 깊이를 대변한다. 당분간 반도체 섹터의 변동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환율 1,500원선 안착 여부와 실질적인 중동 평화 협상 타결 소식을 확인하며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다음 실적 시즌에서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알고리즘 효율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압도적인 고대역폭메모(HBM) 수요를 숫자로 증명해 내는 것이 시장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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