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발발 한 달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안착하며 국내 경제 전반에 스태그플레이션(S) 경보가 발령됐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리는 가운데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으며, 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유류세 추가 인하를 포함한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 고유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 심화
미·이란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25일 기준, 브렌트유는 전쟁 전 배럴당 70달러대에서 100달러 안팎으로 급등했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별적 통제 전략으로 인해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98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즉각적인 환율 상승을 불러왔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겹치며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 인상을 유발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9%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소멸됐으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4%대까지 상승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 한국 성장률 하락 전망…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빠르게 갉아먹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등 주요 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8%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의 원가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경유와 나프타 가격이 각각 7%, 9% 이상 오르며 생산자물가는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출 경쟁력 약화와 내수 소비 위축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경제 전문가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심리지수(5p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 정부 긴급 대응…공급망 안보 강화
한국 정부는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한 '중동 사태 긴급 대응반'을 가동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에 대비해 전략비축유 방출 시점을 검토하고 있으며, 에너지 비축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여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끄는 거시경제·물가대응반은 거시지표 점검과 물가안정 조치를 맡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반장을 맡은 금융안정반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을 준비한다.
정부는 유가 상승분의 민생 전이를 막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거나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환율 변동성 완화를 위해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실질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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