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다가오는 대구시장 선거 가상 양자 대결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 8명 전원에게 우위를 점했다. 이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국민의힘의 심각한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 대구시장 가상 대결, 김부겸 전 총리 전승
영남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대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시민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장 여야 후보 간 일대일 가상 대결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8명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김부겸 전 총리와 가장 적은 격차를 보인 인물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었다. 김 전 총리는 이진숙 전 위원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47.0%의 지지율을 얻어 이 전 위원장(40.4%)을 6.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는 오차범위(±3.4%포인트) 내 접전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의 대결에서는 김 전 총리가 45.1%를 기록하며 주 부의장(38.0%)을 7.1%포인트 차이로 제쳤고, 추경호 3선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47.6% 대 37.7%로 9.9%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며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밖에도 윤재옥 4선 의원, 최은석 초선 의원, 유영하 초선 의원,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나머지 5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김부겸 전 총리는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우위를 유지했다. 이는 대구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지역임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 '보수 텃밭' 대구 흔들리는 국민의힘 지지율
대구는 오랫동안 국민의힘(과거 새누리당 등)의 확고한 지지 기반으로 인식되어 왔다. 실제로 2024년 4월에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지역 25개 의석을 모두 석권하며 '보수의 심장'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전국적으로 범야권이 압승을 거두면서 대구·경북의 정치적 고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에 더욱 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천 잡음과 노선 갈등, 징계 국면 등 당내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구 민심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대구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컷오프(공천 배제)되면서 당 지지층이 분열 양상을 보인 것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그동안 당이 'TK(대구·경북) 자민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는데, 이제는 대구도 내주고 '경북당'이 될 판"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대구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 영향력 및 향후 전망
김부겸 전 총리는 대구 지역에서 민주당계 정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물로, 지역주의의 벽을 허문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대구 수성구 갑에 출마하여 62.30%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었으며,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당시에도 약 4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견고한 지지층을 확인시킨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 지역에서 가진 인물 경쟁력과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지표다. 김 전 총리는 이달 중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출마가 공식화될 경우,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의 지방선거판은 예상치 못한 변동성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과 중도층 표심 확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대구 민심 회복을 위한 고심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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