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디젤 가격 폭등에 운송업계 직격탄

장선희 기자

최근 디젤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운송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장거리 트럭 운전자들은 연료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플로리다 기반 트럭 운전사 미겔 카베다는 일주일 동안 약 1,800달러를 연료비로 지출했는데, 이는 이란 전쟁 이전보다 약 40% 증가한 수준이다.

연료비 상승이 단순 비용 증가를 넘어 사업 지속 가능성 자체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수익성 붕괴 위기…소형 트럭 사업자 직격

카베다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벼운 화물을 선택하고, 연료 소모가 큰 산악 노선을 피하는 등 생존 전략을 바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크다.

그는 “엔진 고장 같은 큰 수리가 발생하면 바로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말하며, 현재 상황이 한계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개인 트럭 소유주들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는 구조다.

▲ 동남부 중심 가격 폭등…한 달 새 40% 상승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20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는 한 달 전 대비 약 40% 상승한 수치다. 특히 가격 상승 폭이 큰 10개 주 중 8개가 동남부 지역에 집중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약 51% 상승했으며, 카베다는 한 주유소에서 161갤런 주유에 853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지역별 가격 격차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디젤
[AFP/연합뉴스 제공]

▲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물가 상승 압력 확대

디젤 가격 상승은 운송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연료비 증가는 결국 상품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도 디젤과 같은 에너지 가격이 다양한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며, 근원 인플레이션에도 실질적 영향을 준다고 언급했다.

▲ 물류비 상승 → 소비자 가격 전가 구조

경제학자들은 디젤 가격이 40% 상승할 경우 운송 기업 전체 비용은 약 10% 증가한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비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품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디젤 가격 상승은 우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이는 물류비가 식품 가격에 직접적으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 농업·건설까지 영향…산업 전반 비용 상승

디젤은 트럭뿐 아니라 농업용 트랙터, 건설 장비 등에도 사용된다. 따라서 연료 가격 상승은 1차 산업과 제조업 전반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신선식품은 빠른 운송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피하기 어려워, 도매 가격 상승 후 소매 가격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송 시점을 늦추거나, 디젤 사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철도 운송을 선택하고 있다. 다만 이는 배송 시간 증가라는 한계를 동반한다.

반면 신선식품처럼 지연이 불가능한 상품은 즉각적인 비용 상승 압력을 받으며 시장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 중소 운송업 붕괴 가능성…물류 병목 우려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트럭 운전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동일한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운송 능력을 감소시켜 물류 병목을 초래할 수 있다.

운송업계 전반의 공급 축소는 결국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자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 대형 운송사도 부담…현금흐름 리스크 확대

대형 물류기업은 계약을 통해 연료비 상승분을 고객사에 전가할 수 있지만, 결제 지연 문제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운임은 30~60일 후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높은 연료비를 선지출해야 하는 구조에 놓이며, 단기적인 자금 압박이 발생하고 있다.

▲ 생존 전략 한계…현장 체감 위기 심화

카베다는 트럭 공회전을 줄이고, 할인 주유소를 찾는 등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당 절감액은 100달러 수준에 그친다.

그의 신용카드 부채는 2만8천 달러 한도에 근접하고 있으며, “가벼운 화물을 맡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상황은 절박하다.

▲ 불확실성 확대…운송업계 ‘선택적 운행’ 증가

다른 운송업자들도 점점 더 신중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애리조나의 한 사업자는 귀로 화물이 확보되지 않는 운행은 피하고, 장거리 운송 위주로 전략을 변경했다.

이는 과거와 달리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운행 자체를 포기하는 흐름으로, 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 급격한 상승이 더 큰 충격…2022년과 다른 양상

업계에서는 2022년과 같은 고유가 상황보다 이번 가격 상승이 더 위협적이라고 평가한다. 당시에는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단기간 급등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가격 변화는 기업과 개인 모두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아 경제 충격을 더욱 증폭시키는 특징이 있다.

일부 운송업자는 연료비 할증료를 지급하는 고객 위주로 거래를 재편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 부분 비용을 자체 부담해야 한다.

결국 디젤 가격 급등은 운송업계를 시작으로 전 산업과 소비자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비용 충격’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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