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미-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에 대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 집행과 금융·세제 지원책 총동원을 지시했다.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로 물가 부담이 커지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점검과 공공요금 동결 등 전방위적 민생 안정 대책을 전 부처에 주문한 것이다.
범정부 고유가 대응 관계장관 간담회 및 정책 방향
구윤철 부총리는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금융위원회 등 13개 관계 부처가 참석한 '고유가 대응 관계장관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작전인 '에픽 퓨리 작전'이 4주 차에 접어들며 국제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2.19달러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 수급 위기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하에 소집되었다. 구 부총리는 중동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하방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며,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즉각 가동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의 이번 대응은 단순한 에너지 절약을 넘어 경제 전반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 접근을 담고 있다. 특히 구 부총리는 신속한 대책 수립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집행의 속도'임을 강조하며, 각 부처가 수립한 대응 계획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보완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차단된 초유의 상황에서,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추경 신속 집행 및 비예산 지원책 발굴 지침
재정 당국은 이미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의 집행 속도를 최대한 높이는 한편, 예산 외적인 정책 수단인 금융, 세제, 규제 혁신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관계 부처에 예산을 수반하지 않으면서도 기업과 민생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창의적인 정책 프로그램을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중동 수출 기업과 중소 제조 기업을 돕기 위해 부처 간 협업을 통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지원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패스트트랙' 신설을 지시했다.
민생 물가 안정 및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점검
국제 유가 급등이 국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물가 관리 대책도 시행된다. 구 부총리는 도입 초기인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철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버스, 지하철 등 공공요금의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민생 경제와 직결된 23개 핵심 물가 품목에 대한 할인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중간 마진을 최소화함으로써 에너지 위기가 서민 가계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산이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전 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동참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핵심 품목의 절약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안내하고, 산업계에는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기술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호르무즈 해협 폐쇄 유지를 공언하며 에너지 위기가 장기 전세로 흐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가 전체의 에너지 회복탄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위기와 대외 리스크 전망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2.0%는 브렌트유 연평균 가격을 배럴당 64달러로 상정한 수치다. 그러나 현재 유가는 이보다 두 배 가까운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어 성장률 목표치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구 부총리는 국회 보고 등을 통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마이너스 영향이 확실하다는 우려를 이미 표명한 바 있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 경제의 상단은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향후 정부는 매주 고유가 대응 점검 회의를 열어 부처별 집행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시 추가적인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급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무기고가 소진되기 전에 이란 사태의 외교적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추경과 세제 지원이 방어막 역할을 하겠지만, 국제 유가 150달러 돌파와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의 고도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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