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호르무즈 폐쇄에 에너지·원전 섹터 폭등... 서전기전·우리로 ‘상한가’

윤근일 기자
특징주
(연합뉴스 제공)

 

이란 전쟁 4주 차,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극대화되면서 23일 오전 국내 증시의 에너지, 원전, 해운 섹터가 일제히 폭등하고 있다. 서전기전, 우리로, 빛과전자 등 인프라 및 통신 관련주가 상한가에 진입했으며, 흥구석유와 대성에너지는 유가 급등 수혜 기대감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에 따른 실물 경제 타격 우려로 시장의 자금은 자원 안보와 직결된 종목으로 급격히 쏠리는 양상이다.

에너지·가스 섹터, 지정학적 리스크에 수급 집중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내 군사 작전인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이 장기화됨에 따라 전 세계 석유 공급의 20%가 차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는 에너지 관련주가 가장 먼저 반응하고 있다. 흥구석유는 오전 중 8.5% 상승한 21,200원을 기록 중이며, 대성에너지는 6.37% 오른 11,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 포집 및 에너지 효율화와 관련된 태경케미컬은 16.16% 급등하며 자원 부족에 따른 공정 효율화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유가가 선물과 현물의 괴리가 40달러 이상 벌어지는 '가격 분리' 현상을 보이면서, 국내 정유 및 가스 공급사들의 재고 가치 상승과 단가 인상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가 해소되지 않는 한, 화석 연료 섹터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전 및 대체 에너지, 공급망 붕괴의 전략적 대안 부각

화석 연료 수급이 불투명해지자 시장의 시선은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원전 전력 계통 장비를 생산하는 서전기전은 장중 27.86% 급등하며 상한가 부근에 도달했고, 원전 정비 및 안전 검사를 담당하는 오르비텍 또한 7.41%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기존 원전 가동률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정부 기조와 맞물린 결과다.

신재생 에너지 섹터에서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대장주인 SK오션플랜트가 10.37% 상승한 28,200원을 기록 중이며,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6.18% 오르며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믹스를 신재생과 원전 위주로 재편하는 '에너지 시프트'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수급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해운 및 반도체 특징주, 개별 모멘텀 폭발

해운 섹터에서는 흥아해운이 18.15% 급등하며 3,5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대주주인 장금상선이 세계 1위 선사 MSC와 유조선 부문 공동 경영을 선언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부족한 원유를 유조선에 비축하려는 '해상 저장 시설' 수요가 폭증한 데 따른 결과다.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1,269% 폭증하며 시장의 관심을 독점하고 있다.

반도체 및 부품 섹터에서는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KEC(21.68%)와 네패스아크(12.60%)가 지수 하락 압력을 이겨내고 급등 중이다. KEC는 전력 반도체 국산화 기대감이, 네패스아크는 AI 칩 테스트 물량 증대 이슈가 작용하고 있다. 또한 에코플라스틱은 전일 대비 6,600%라는 기록적인 거래량 폭증과 함께 상한가에 진입하며 차량용 소재 부문의 수급 블랙홀로 부상했다.

공급망 안정화 및 인플레이션 전망

현재 증시의 흐름은 단순한 테마 장세를 넘어선 실물 경제의 공급망 붕괴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 역시 원가 부담 가중과 공급처 다변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집약 산업인 철강, 화학 섹터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안보 관련주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관점에서 오늘 급등한 종목들은 대부분 대량 거래를 동반하며 장기 저항선을 상향 돌파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중동발 뉴스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므로, 실질적인 수혜 여부와 실적 가시성을 바탕으로 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4월 19일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 유예 기한을 에너지 시장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지목하며, 관련 뉴스 흐름에 따른 기민한 대응을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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