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원유파동] 이란 원유 1.4억 배럴 제재 유예, 한국·일본 등 동맹국 공급 전환

김영 기자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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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일반 면허 U(General License U)'를 발급해 이란산 원유 1억 4,000만 배럴의 유통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중국으로 향하던 할인 물량을 한국, 일본 등 동맹국으로 유도해 에너지 공급망을 재편하고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에 따른 긴급 수급 조치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 '일반 면허 U' 발급을 통한 1.4억 배럴 긴급 방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26년 3월 20일 이전에 선박에 적재된 이란산 원유 및 석유제품의 판매와 인도, 하역을 4월 19일까지 허용하는 '일반 면허 U(General License U)'를 전격 발급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인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후 단행된 세 번째 제재 완화 조치다. 미 행정부는 앞서 지난 13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도 한시적 수입을 허용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을 통해 약 1억 4,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즉각 공급될 것으로 산출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22일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이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선 '전략적 재배치'임을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간 이란산 원유가 미 제재를 우회하여 중국에 저가로 공급되며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뒷받침해 온 점을 지적했다. 해당 물량을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전환함으로써 우방국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추고, 중국에 제공되던 에너지 불로소득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중국향 할인 물량의 동맹국 전용과 전략적 수급 재편

에너지 시장 지표에 따르면 현재 국제 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아시아 지역 정유 시설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어 공급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전체 원유 공급의 약 6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지닌다. 미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 완충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에 경제적 이득을 제공한다는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란은 이미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는 이란의 자원을 역으로 활용해 미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라는 논리다. 즉,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물량의 흐름(Flow)을 통제하여 동맹국의 실익으로 치환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와 유사한 맥락의 에너지 통제 전략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정유사 도입 검토와 금융·물류 부문 실무 과제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의 주요 정유사 3곳은 이미 이란산 원유 구매 재개 계획을 수립했으며, 한국 정유업계 또한 정부 차원에서 이란 측과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한 실무 협의를 개시했다. 하지만 실제 물량 도입까지는 여러 실무적 난관이 잔존한다. 유예 기간이 약 30일로 매우 짧아 대금 결제 시스템 구축과 금융기관의 신속한 거래 승인이 필수적이다.

특히 국제 금융 네트워크(SWIFT)망 활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거 운영되었던 원화 결제 계좌의 재가동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또한 이란산 원유 운송에 투입되는 유조선들의 노후화 문제와 국제 보험 가입 제한 등 물류 측면의 리스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미 재무부의 이번 발표가 실질적인 도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융 및 보험 결제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추가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정학적 교전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단 경직성

미국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란 군 대변인은 미국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역내 미군 기지 및 동맹국 시설에 대한 보복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원유 수급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만든다.

결국 4월 19일 이후 미 재무부의 추가 조치 여부가 향후 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에픽 퓨리 작전'의 전개 양상과 미국 내 정치적 여론에 따라 제재 유예가 연장될 가능성도 존재하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중동 내 군사적 긴장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당분간 국제 유가는 공급 물량 확대라는 하락 요인과 보복 위협이라는 상승 요인이 맞물리며 배럴당 100달러 선을 중심으로 강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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