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오늘 K마켓 전망] 이란 지상군 투입 임박·거품 경고 vs 115조 개미 군단

윤근일 기자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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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내 증시는 미군의 이란 지상군 투입 검토와 외국계 금융사의 '전형적 거품' 경고라는 대외 악재 속에, 역대 최대인 115조 원의 예탁금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방어 여부가 시장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2달러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된 가운데, 변동성 지수(VKOSPI)는 사상 최고치인 81.99를 기록하며 극도의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군 지상군 투입 검토 및 중동 전쟁 장계화 우려

국내 증시는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매파적 연준(Fed)의 영향으로 2%대 급락한 데 따른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해병대원 약 2,500명이 군함 3척과 함께 이란으로 향했다는 소식과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Kharg) 섬 점령 검토 보도는 시장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상군 투입은 전쟁의 장기화를 의미하며, 이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생명줄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요인이다. 현재 브렌트유는 전쟁 전 대비 약 50% 폭등한 배럴당 11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유가 변동성에 따른 미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이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주간 2.07% 하락하며 2만 1,647.61로 마감한 것은 한국의 반도체 및 대형 기술주에 직접적인 악재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미 2년물 국채 금리가 최근 3주간 52bp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공포가 채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금값 역시 달러 강세와 고금리 압박에 눌려 최근 7일간 10.54% 급락하며 온스당 4,494.23달러를 기록하는 등 안전 자산 시장 내부에서도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 23일 오전 한국 증시는 이 같은 글로벌 금융 변수의 변동성에 노출되며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약세 출발이 예상된다.

외국계 '전형적 거품' 경고와 115조 원의 유동성 격돌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과 개인의 시각차는 역대급 수급 격돌을 예고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비롯한 일부 외국계 금융사들은 최근 11개월간 150% 이상 급등한 코스피를 '전형적 거품 사례'로 규정하며 극단적 위험을 경고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 지수'는 현재 208.21%에 달해 과열 기준점인 12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한국형 공포지수인 VKOSPI가 이달 초 81.99까지 치솟은 점은 시장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국인들은 중동 사태 이후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며 차익 실현 및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기세는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순매수 대금은 21조 8,293억 원으로, 2021년 '동학개미 운동' 당시 기록(22.3조 원)을 경신할 기세다. 특히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난 115조 원을 기록하며 하방 지지력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 테크주와 코인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국내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구도가 형성되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유효성을 근거로 저평가 반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외국계의 거품 경고와 개인의 유동성이 23일 장중 격렬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핀플루언서 불공정거래 수사 및 부동산 정책 변화의 파장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장 정화 노력도 투자 심리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2일 중동 분쟁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틈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선행매매를 일삼은 '핀플루언서'들을 대거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텔레그램 리딩방과 증권방송을 통해 일반 투자자를 유인한 뒤 차익을 실현한 사례들이 공개되면서 테마주 및 급등주에 대한 투자 경계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의 건전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중소형주 및 투기적 자금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2026년 기준)이 다주택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향후 세제 및 금융 규제 정책의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2.0% 달성을 위해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중동 사태의 마이너스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 정책과 금융당국의 수사 강도가 결합되면서 시장은 펀더멘털보다는 정책적 뉴스 플로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장세로 흐를 개연성이 높다.

변동성 장세 지속 전망과 방어적 포트폴리오의 중요성

23일 한국 증시는 하르그 섬 점령 보도 이후의 후속 정세와 미 국채 금리 움직임에 따라 장중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사료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항공, 해운, 화학 섹터는 하락 압력이 클 것이다. 반면 에너지 가격 급등의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 및 자원 개발 관련 종목,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방산 섹터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2분기 인플레이션 지표 확인 전까지 고금리 경계심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 5,700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개인의 115조 원 유동성이 외국계의 '버블' 논리를 압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투자자들은 공황 매도를 피하되, 안전한 비율의 주식을 보유하며 거시경제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는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특히 24일 예정된 미국의 PMI 지표가 중동 에너지 쇼크가 실물 경제에 미친 첫 번째 성적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 초반에는 공격적 매수보다는 관망세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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