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 정부가 20일(현지시각)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 참여를 이유로 미국에 대한 신규 무기 수출 승인을 전면 중단했다. 이는 국제 분쟁 당사국에 전쟁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자국 중립법 원칙을 적용한 조치로, 지난해 1억 달러를 상회했던 대미 방산 공급망이 법적 동결 상태에 진입했다.
이란 분쟁 당사국 대상 전쟁 물자 수출 금지 공식화
스위스 정부는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4주째 지속됨에 따라 미국을 '국제 무력 분쟁 참여국'으로 규정하고 신규 무기 수출 허가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위스 연방 위원회는 분쟁 기간 중 교전 당사국에 대한 전쟁 물자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자국 법령을 이번 결정의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이 명명한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이 개시된 이후 실무적으로 유지해 온 수출 동결 기조를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이란과의 무력 분쟁에 참여한 국가에 대한 전쟁 물자 수출은 분쟁 기간 동안 승인이 불가능하다"며 중립성 유지를 위한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연간 9,420만 프랑 규모의 대미 방산 거래 동결
미국은 2025년 기준 스위스 무기 수출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국이다. 로이터 및 스위스 연방 경제청(SECO)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전투기 부품 및 정밀 군사 장비 등 약 9,420만 스위스 프랑(약 1억 2,100만 달러) 규모의 군사 물자를 스위스로부터 수입했다. 유럽 내 국방비 증액 열풍에 힘입어 2025년 스위스의 전체 무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43% 급증한 9억 4,820만 프랑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핵심 시장인 미국과의 거래 중단은 스위스 방산업계에 상당한 실적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에 승인된 수출 건에 대해서는 전쟁과의 직접적 관련성을 검토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되, 신규 계약에 대해서는 전문가 패널의 정기적 심사를 통해 엄격히 차단할 방침이다.
영공 통과 제한 및 과거 중립법 적용 사례의 일관성
스위스의 이번 결정은 지난 14일 미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제한한 선제적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연방 정부는 이란 분쟁과 직접 연관된 미국의 정찰 비행 요청 두 건은 거부하고, 인도적 목적의 수송 및 정비 비행 세 건만 선별적으로 승인한 바 있다. 이러한 행보는 2003년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적용되었던 일관된 중립 원칙의 발현이다. 스위스 정부는 중립 원칙이 분쟁 당사국들이 분쟁과 관련된 목적으로 자국 영토나 영공을 활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역시 수년 전부터 승인되지 않았음을 덧붙여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닌, 보편적 중립법 적용임을 명확히 했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 차질 및 유럽 내 중립국 행보 확산
스위스의 무기 수출 중단은 미국의 전투기 제조 및 첨단 무기 체계 유지 보수 공급망에 단기적인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스위스산 정밀 부품이 다수 포함된 기종의 경우 대체 공급선 확보가 시급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 국방부의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번 사례는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등 다른 유럽 내 중립국들이 중동 분쟁에 대해 취할 외교적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동맹국의 의무와 자국 중립 원칙 사이에서 고심하는 유럽 국가들에게 스위스의 결정은 강력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외교적 분열을 심화시키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부처 간 전문가 패널은 이중 용도 품목과 이란 제재 대상 물품에 대해서도 중립법 부합성을 엄격히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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