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전 화재] 사망자 9명 발견 공간 '무도면 복층' 확인.. 안전 점검 사각지대

김영 기자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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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9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가 집중된 공간이 건축 도면에도 없는 임의 조성 복층인 것으로 드러났다. 층고 5.5m의 공간을 쪼개 만든 밀폐된 휴게실 구조가 급격한 연기 확산을 막지 못해 대피를 방해하며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2층 높이 쪼개 쓴 '유령 공간'의 정체

대전 대덕구와 대덕소방서의 조사에 따르면 21일 발생한 대형 화재의 사망자 9명은 모두 건물 2층 내부에 임의로 마련된 복층 공간에서 발견되었다. 해당 부품 제조 공장은 대형 기기 설치를 위해 층고가 5.5m에 달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지상에서 3층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경사로와 실제 3층 사이의 자투리 공간을 막아 복층 형태로 개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초 소방 당국은 수색 과정에서 사망 지점을 3층 헬스장으로 파악했으나, 정밀 대조 결과 이곳은 일반적인 건축물대장 및 설계 도면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구역이었다.

박경하 대덕구 주택경관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이 공간이 도면상에 없는 부분임을 명시하며, 외벽 창문에 별도의 계단을 설치해 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장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곳은 평소 20~30명이 동시에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었으며, 탈의실 겸 쪽잠을 자는 휴게실로 활용되었다. 일부 운동기구가 비치되어 헬스장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점심시간 등 휴식 시간에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던 장소였다.

창문 없는 밀폐 구조와 연기 배출 장애

사망자가 특정 구역에 집중된 주요 원인으로는 해당 복층 공간의 기형적인 구조가 지목된다. 원래 1개 층으로 사용되어야 할 5.5m 층고를 두 층으로 나누어 사용하면서 전면 유리창이 차단되었고, 창문은 측면 한쪽에만 설치된 상태였다. 화재 발생 당시 1층에서 시작된 화염과 연기가 상부로 급격히 이동했으나, 복층 구조물의 막힌 벽면과 부족한 개구부로 인해 내부 인원들이 탈출 경로를 확보하지 못한 채 고립된 것으로 분석된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전면 유리창이 막혀 있어 탈출이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인명 피해의 직접적 원인을 단정하기 위해서는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창문 배치가 한정적이었던 탓에 연기가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해 질식 사고를 키웠을 개연성이 크다. 지자체와 소방 당국은 정기 안전 점검 과정에서 해당 공간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나 소방 안전 관리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

30년 된 노후 공장의 잦은 증축 이력

사고가 발생한 안전공업 공장은 연면적 1만 9,730㎡ 규모로 1996년 1월에 최초 준공되었다. 이후 2010년, 2011년, 2014년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연쇄적인 증축을 진행하며 현재의 대규모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장기간에 걸친 시설 확장 과정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복층 공간과 같은 도면 외 구역이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노후화된 공장 시설 내부에 가연성 소재가 다수 배치된 점 역시 화재 확산 속도를 늦추지 못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의 조사를 토대로 최초 발화 지점을 공장 1층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길은 1층에서 발생한 후 건물 내부 구조를 타고 2층과 3층으로 빠르게 번졌으며, 특히 환기 성능이 떨어지는 불법 의심 공간이 치명적인 함정이 되었다. 경찰과 소방은 합동 감식을 통해 발화 원인 규명과 함께 법적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증축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조사 로드맵 및 향후 대책 전망

대전경찰청과 소방 본부는 22일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에 착수한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정확한 발화 지점 및 원인 파악, 도면 외 복층 공간의 불법 증축 여부 확인, 소방 시설(스프링클러, 경보기 등)의 정상 작동 여부다. 특히 지자체가 인지하지 못한 유령 공간이 인명 피해의 핵심지로 부상함에 따라 관내 노후 공장 단지에 대한 전수 조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대형 공장 내 임의 개조 공간에 대한 단속 강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건축물대장 및 실제 현장의 불일치가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소방 특별 점검 시 도면 대조 절차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피해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을 위해 대덕구청은 통합지원본부를 가동 중이며, 책임 소재가 가려지는 대로 공장 관계자에 대한 사법 처리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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