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연구팀이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한반도 세 번째 신종 공룡인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보고는 2011년 '코리아케라톱스' 이후 15년 만에 이루어진 토종 공룡 학계 보고로, 중생대 백악기 한반도 생태계 연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안 압해도서 15년 만에 발굴된 세 번째 한국 공룡
한반도 지질 역사에서 세 번째로 기록될 신종 토종 공룡이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 연구팀은 압해도 지층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종임을 확인하고 국제학술지 '화석 기록(Fossil Record)'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2010년 전남 보성의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2011년 경기 화성의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에 이어 15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연구팀은 신안 압해도 해안의 백악기 후기 지층인 압해도층에서 화석을 발굴했으며, 이후 수년간의 정밀 분석과 비교 연구를 거쳐 이 공룡이 독자적인 해부학적 특징을 가진 신종임을 입증했다. 한반도는 세계적인 공룡 알과 발자국 화석 산지로 유명하지만, 정작 골격 화석을 통해 신종으로 명명된 사례는 극히 드물어 이번 연구 결과에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는 한반도 공룡 연구의 공백기를 깨고 토종 공룡의 계보를 잇는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아기공룡 둘리서 따온 명칭... 2세 미만 어린 개체 확인
이번에 명명된 신종 공룡의 학명은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Doolysaurus huhmini)'다. 이는 한국의 국민 만화가 김수정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연구팀은 화석의 골격 발달 상태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T) 장비를 동원했다. 분석 결과, 발견된 화석은 뼈의 성장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으며 골세포의 밀도와 성장선 등을 토대로 생후 2세 미만의 어린 개체인 것으로 추정됐다.
둘리사우루스의 외형적 특징을 보면 현재 발견된 화석의 몸길이는 약 1m 내외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성체로 성장했을 경우 몸길이가 약 3~4m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 공룡이며, 신체 구조상 매우 민첩하게 이동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적 캐릭터의 이름을 학명에 사용한 것은 대중에게 한국 공룡 연구의 친숙함을 알리는 동시에, 어린 개체라는 화석의 생물학적 특성을 직관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1억 년 전 백악기 한반도 지배한 원시 신조반류의 실체
둘리사우루스는 약 1억 1300만 년 전에서 9700만 년 전 사이인 중생대 백악기 중기에 생존했던 공룡이다. 분류학적으로는 원시 신조반류(Neornithischia)에 속한다. 조반류 공룡은 초식성 공룡 그룹으로, 둘리사우루스는 이 중에서도 비교적 원시적인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적인 진화를 거친 종으로 파악된다. 화석이 발견된 압해도 지층의 퇴적 환경을 분석한 결과, 당시 이 지역은 범람원과 호수가 발달한 저지대였으며 다양한 초식 공룡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풍부한 식생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둘리사우루스가 당시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했던 다른 신조반류 공룡들과 비교했을 때, 골반 구조와 뒷다리 뼈의 결합 방식에서 차별화된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백악기 한반도가 단순히 대륙의 변방이 아니라, 독자적인 진화가 일어났던 중요한 생물학적 거점이었음을 시사한다. 또한 골격 화석의 희귀성을 고려할 때, 이번 둘리사우루스 화석은 당시 한반도 중생대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와 개체군 역학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종 공룡 4호 발굴 기대감과 고생물학 연구의 확장
둘리사우루스의 공식 보고로 인해 한국 고생물학계는 네 번째 토종 공룡 발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년간 한반도 공룡 연구는 발자국 화석 중심의 분포 연구에 집중되어 왔으나, 이번 성과를 계기로 골격 화석 발굴을 위한 정밀 탐사와 연구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남대 연구팀은 신안군 일대의 지층에서 추가적인 골격 화석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후속 조사를 계획 중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CT 촬영과 3D 복원 기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화석 훼손 없이 내부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연구의 정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이번 발견을 계기로 신안 압해도 지역의 지질학적 보존 가치를 재평가하고, 화석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지역 관광 자원화와 학술 연구의 공생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둘리사우루스는 향후 한반도 백악기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 고생물학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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