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확보에 미국 동맹국들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미래가 “매우 나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사실상 대이란 군사 작전에 동참하라는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1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이 페르시아만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해협 안전 확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해협의 혜택을 받는 국가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적절하다”며 동맹국들의 군사 지원을 요구했다.
▲ “동맹이 응답하지 않으면 NATO 미래 매우 나쁠 것”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미국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NATO 자체의 장기적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아무런 대응이 없거나 부정적인 대응이 나온다면 NATO의 미래는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반복해 온 “NATO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라는 불만을 다시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언급하며 동맹국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NATO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매우 친절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수천 마일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도왔다.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유럽에 기뢰 제거·특수부대 파견 요구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유럽 국가들의 군사 장비와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그는 기뢰 제거 함정(mine sweepers)을 예로 들며 유럽이 미국보다 더 많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란 해안에서 드론과 기뢰로 위협을 가하는 세력 제거를 위한 특수부대 투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안에 있는 문제 인물들을 제거할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유럽 특수부대 또는 군사 지원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는 단순한 해상 안전 확보 수준을 넘어 이란 해안 군사시설에 대한 작전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세계 원유 시장 충격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이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통로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6달러까지 상승하며 전쟁 이후 약 45% 급등했다.
미국은 해협 개방을 위해 군사 작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항로 확보에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 중국에도 압박…“정상회담 연기 가능”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도 해협 개방에 협력하라고 요구하며 압박을 가했다.
그는 “중국도 도와야 한다. 중국은 석유의 90%를 이 해협에서 얻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달 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일정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정상회담 전에 중국의 입장을 알고 싶다”며 2주라는 시간도 길다고 말했다.
▲ 영국 대응에 불만…“승리 후가 아니라 지금 필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대응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통화했지만 영국이 초기 군사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은 가장 오래된 동맹국이라고 불리지만 내가 요청했을 때 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이란의 위험 능력을 거의 제거한 뒤에야 ‘함정 두 척을 보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기고 난 뒤가 아니라 이기기 전에 필요하다”며 NATO가 ‘일방통행(one-way street)’이라고 오래전부터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 “이란 군사력 사실상 파괴”…추가 공격 가능성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주간의 군사 작전으로 이란의 군사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은 해군도 없고 방공망도 없으며 공군도 없다.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거나 드론 공격을 하는 방식으로 ‘소규모 교란’은 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또한 그는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 섬(Kharg Island)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우리는 파이프라인을 제외한 모든 것을 공격했다”며 “원한다면 5분 안에 그곳을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러시아의 이란 지원 가능성 질문에는 즉답 회피
러시아가 위성 정보를 제공해 이란이 미·이스라엘 미사일 방어망을 겨냥하도록 돕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점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도왔는데 러시아에게 ‘왜 우리를 겨냥하느냐’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중동 전쟁이 NATO 결속 시험대
이번 발언은 중동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NATO 내부 결속과 글로벌 동맹 구조를 시험하는 사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의 군사 참여 여부를 NATO 미래와 직접 연결시키면서 미국 중심의 동맹 구조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정치적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 직접 충돌하는 군사 작전에 참여할 경우 중동 전쟁이 더욱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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