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급등에 대응해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는 모두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시행 후 4주간의 분석 결과,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p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중동 전쟁 확전에 따른 유가 급등 등 국내외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전쟁 대응 T/F'를 구성하고 긴급 현안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3월 4주 차 기준 최고가격제를 통해 보통휘발유는 리터당 약 460원, 자동차용 경유는 916원, 실내등유는 552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유류세 인하의 경우 인하분 대부분이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휘발유 공급곡선이 수평에 가까운 구조적 특성 덕분으로 풀이된다.
▲ 소비 둔화는 아직 제한적
전쟁 발발 이후 속보성 지표를 통해 3월 소비 동향을 점검한 결과, 현재까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소비 둔화는 관측되지 않았다.
신용카드 이용금액 총액은 전쟁 이후에도 과거 수준과 비교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이를 소비 감소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경제활동의 지표가 되는 총 모바일 이동자 수는 중동 전쟁 이후 미약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감소세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전반적인 경기 흐름과 관련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 에너지 지출의 역진적 구조... 기초생활 비수급가구 부담 더 커
고유가 상황에서 소득이 낮을수록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역진적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동일한 소득 분위 내에서도 기초생활보장 비수급가구의 에너지 부담이 수급가구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 정책적 사각지대가 존재함이 확인됐다.
이는 비수급가구의 경제활동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운송용 연료비 지출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농업 종사 가구나 배달·화물기사 등 운수업 단순노무 종사 가구가 유가 충격에 더욱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고유가 장기화에 대비하여 가구 특성별 에너지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소득 수준과 업종에 따른 취약성을 고려하여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여름철 저소득층의 주거광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KDI는 "폭염 대비 생필품 지원이나 폭염 특보와 연동된 긴급 에너지 지원 방안 등 다각적인 대응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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