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경제가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완만한 출발을 알렸다.
중국 지도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춰 잡으며 '질적 성장'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가운데, 연초 경제 지표들이 예상치에 부합하며 정책적 여유를 확보한 모습이다.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주요 경제 지표에 따르면,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등이 시장의 예상치에 근접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4.5~5%로 하향 조정한 직후 나온 결과다.
부채에 의존한 투자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소비 주도형 성장'으로 연착륙하려는 지도부의 구상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 성장률 목표 하향의 이면: '부채 경제'와 결별 선언
중국 당국은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5% 안팎'에서 '4.5~5%'로 낮췄다.
이는 단순히 경기가 나빠질 것을 우려한 결과라기보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과잉 생산 등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목표치를 낮게 잡음으로써 수익성이 낮은 한계 기업을 정리하고, 오로지 숫자 채우기식이었던 방만한 투자를 줄일 수 있는 정책적 공간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내수 소비는 '회복 중'이나 부동산은 여전히 '빙하기'
소비 지표인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며 지난해 12월(0.9%)의 부진을 털어냈다.
고정자산 투자 역시 1.8% 증가하며 작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부동산 침체'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2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대비 11% 급감했고, 주택 판매 가치는 22%나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 수출 호조 속 트럼프 방중 변수와 중동 리스크
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
특히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중국의 수출 물량이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은 기술 자립과 녹색 에너지, 스마트 인프라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혼란은 큰 변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 내 물가를 자극해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우려를 씻어낼 수도 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은 오히려 기업 마진을 악화시키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도시 실업률은 5.3%로 전월(5.2%)보다 소폭 상승했다.
중국 리더십이 '거대 소비 강국'을 꿈꾸고 있지만, 고용 불안과 미흡한 사회 안전망은 단기적으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 부동산 시장 안정, 지방정부 부채 문제 해결 등 구조적 과제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향후 경제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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