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유가 상승 시 제조업 생산비 증가 우려…석유제품 타격 최대

음영태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한국 제조업 전반의 생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원유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비용 상승 압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제조업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평균 생산비는 약 0.7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조업 원가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휘발유
[연합뉴스 제공]

▲ 석유제품 산업 직격탄…생산비 6% 이상 상승

특히 석유제품 산업은 이번 유가 상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석유제품 산업의 생산비 증가율은 6.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제품 산업은 원유를 핵심 원료로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유 가격 상승이 곧바로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변동에 가장 민감한 산업으로 꼽힌다.

▲ 화학·플라스틱 등 에너지 의존 산업도 영향

석유제품 산업 외에도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산업군 역시 생산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 10% 상승 시 화학제품 산업은 약 1.59%, 고무·플라스틱 산업은 약 0.46% 정도의 생산비 증가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히 석유 관련 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화학, 소재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비용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원유
[연합뉴스 제공]

▲ 한국 에너지 공급망 취약성…중동 의존도 높아

이번 유가 충격이 한국 경제에 더욱 민감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에너지 수입 구조의 특성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약 70%에 달하며 대부분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따라서 중동 지역 분쟁이 확대될 경우 원유 공급망 불안과 함께 원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배럴당 72달러에서 이달 6일 103달러까지 상승해 40% 이상 급등했다.

▲ 직접 무역 충격은 제한적…물류 차질 변수

다만 한국 수출 구조를 고려할 때 중동 지역과의 직접적인 무역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한국 전체 수출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해상 물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운송비 상승, 납기 지연, 공급망 교란 등이 발생할 경우 수출 기업들이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유가 상승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보고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동시에 글로벌 경기 둔화가 나타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제조업 생산비 증가뿐 아니라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 “산업별 맞춤 대응 필요”

홍성욱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산업별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유가 상승 장기화에 따른 제조업 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 확대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별 에너지 의존도와 공급망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산업 대응과 기업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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