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5일,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취임 8년 만에 지주사 ㈜LG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신임 사외이사 의장 선임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며, 이는 경영 투명성 강화 및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Clean Tech) 중심의 미래 사업 전환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이번 지배구조 변화는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 8년 경영 리더십, 이사회 의장직 사임으로 지배구조 변화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2018년 6월 취임 이후 8년간 맡아온 지주사 ㈜LG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LG는 2026년 3월 26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구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사임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여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LG그룹의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관행이 있었으나, 이는 경영진 견제 기능 약화 및 의사결정 권한 집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LG그룹은 이번 조치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선진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구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이미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 11개 주요 상장 계열사들이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추진 중이다.
▲ '선택과 집중' 전략, AI·바이오·클린테크(ABC) 중심 사업 재편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고객 가치'를 최우선 경영 철학으로 삼고,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미래 성장 동력 중심으로 과감하게 재편해왔다. 수익성이 낮은 스마트폰, 태양광 등 비핵심 사업은 정리하고, 배터리, 전장,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특히 AI는 LG의 차세대 성장 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2020년 출범한 LG AI연구원은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K-엑사원(EXAONE) 4.0'을 개발하여 글로벌 상위 5위권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하는 등 단기간에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2024년 실리콘밸리를 직접 방문해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를 찾아 로봇 시장의 전망과 기술 현황을 점검했으며, 이후 피규어 AI를 비롯해 미국 AI 로봇 스타트업 '다이나 로보틱스', 피지컬 AI 기업 '스킬드 AI' 등에 투자하며 글로벌 로봇 생태계와의 협력을 확대했다. LG는 AI 기반 홈 로봇 'LG 클로이드'와 로봇 구동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시움(Axiom)'을 'CES 2026'에서 공개하며 AI를 로봇, 가전, 차량으로 확장하여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제조 혁신과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 6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6,4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주요 사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인 칠러 분야는 지난해 수주가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LG전자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분야 역시 ABC 전략의 한 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사업 재편 노력으로 구 회장 취임 당시인 2018년 123조 원이던 LG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2025년 186조 원으로 7년 만에 약 63조 원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 미래 경영 환경 도전과 전망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 아래 AI 전환(AX)을 그룹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의 성공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및 배터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2025년 4분기에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난관에 직면해 있다. 또한, 한화그룹과의 시가총액 4위 경쟁에서 일시적으로 뒤처지는 등 시장 평가에 대한 도전도 존재했다. 구 회장은 취임 10주년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실용주의 LG'의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선진 지배구조를 통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미래 신사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2~3년 내 신규 사업의 성과를 가시화하여 그룹의 밸류업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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