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팝마트 ‘라부부’, 소니와 스크린 진출… ‘패딩턴’ 폴 킹 연출

김영 기자

팝마트와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가 20일 글로벌 인기 IP '라부부(Labubu)'의 장편 영화 공동 제작을 공식 발표했다. '패딩턴'과 '웡카'를 연출한 폴 킹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실사와 CGI 합성 방식으로 제작되며, 창작자 카싱 렁이 총괄 프로듀서로 합류해 캐릭터의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확장한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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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영화화 프로젝트의 공식 발표와 할리우드 제작진 구성

팝마트(Pop Mart)의 대표 캐릭터 IP인 '라부부'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Sony Pictures Entertainment)와 손을 잡고 장편 영화로 제작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라부부가 포함된 '더 몬스터즈(The Monsters)' IP의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글로벌 전시 투어 파리 일정 중 공식화되었다. 연출은 '패딩턴' 시리즈와 '웡카'를 통해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폴 킹(Paul King) 감독이 맡는다. 킹 감독은 실사와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가 결합된 합성 영화 형식으로 라부부 특유의 이미지를 구현할 계획이다.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토니상 수상 경력의 극작가 스티븐 레벤슨(Steven Levenson)이 폴 킹과 함께 각본을 공동 집필하며, 라부부의 원작자인 카싱 렁(Kasing Lung)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원작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또한 영화 '마션'의 프로듀서 마이클 셰퍼(Michael Schaefer)와 원신 셰(Wenshin She)가 크리에이티브 팀에 합류했으며, 소니 픽처스의 브리타니 모리시(Brittany Morrissey)가 개발 전반을 총괄한다. 영화는 현재 초기 기획 단계에 있으며 세부적인 줄거리나 개봉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블라인드 박스 완구에서 연 매출 7억 달러의 글로벌 IP로 성장

라부부의 영화화는 단순한 캐릭터 상품의 확장을 넘어 강력한 팬덤과 상업적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된다. 홍콩 출신 아티스트 카싱 렁이 10년 전 그림책 3부작을 통해 처음 선보인 라부부는 2019년 팝마트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수집용 블라인드 박스 완구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2024년 블랙핑크(BLACKPINK) 멤버 리사(Lisa)가 해당 인형을 액세서리로 착용한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동남아시아와 서구권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구매 열풍이 불었다.

재무적 성과도 독보적이다. 팝마트의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라부부를 포함한 '더 몬스터즈' IP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7억 달러(약 9,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팝마트 전체 IP 판매액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팝마트의 기업 가치는 한때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돌파하며 마텔(Mattel), 하스브로(Hasbro) 등 글로벌 완구 대기업들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번 소니와의 협업은 라부부의 판권 확보 소식이 처음 보도된 2025년 11월 이후 구체적인 제작진이 확정되며 공식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팝마트의 비즈니스 다각화와 스토리텔링을 통한 브랜드 지속성 확보

영화 제작 발표는 팝마트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전략적 시점에 이루어졌다. 팝마트의 주가는 지난 8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수집용 인형 시장의 재판매 수요가 급감하고 과거 '비니 베이비스(Beanie Babies)' 거품 붕괴와 유사한 냉각 기조가 나타나면서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회사는 투자자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1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방어 기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저 영화 제작은 단순한 완구 판매를 넘어 지속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시더(Si De) 팝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영화화를 통해 캐릭터와 소비자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심화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난감 그 자체의 물리적 소유를 넘어 스토리텔링을 통해 IP에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유행에 민감한 완구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를 '바비(Barbie)'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마텔의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공략 전망과 해결해야 할 과제

영화 전문가들은 '패딩턴'을 통해 실사-CGI 합성 장르의 정점을 보여준 폴 킹 감독의 합류가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제작 일정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영화가 실제 극장에 개봉하는 시점에도 현재의 '라부부 열풍'이 유지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제프 장(Jeff Zhang) 애널리스트는 소니와의 협업이 팝마트의 수익원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한 성과이지만, 단기적인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개봉 성과와 IP 결합 시너지가 증명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팝마트의 이번 행보는 아시아 IP가 할리우드의 제작 시스템과 결합해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거듭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라부부가 블라인드 박스 안의 인형을 넘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크린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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