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STX의 입찰 중도 포기 후 채권단의 계속되는 경쟁입찰 유도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SK텔레콤이 단독으로 응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공동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달 초 SK텔레콤을 제외한 대기업 12곳에 입찰안내서를 발송했지만 현재까지 추가로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곳은 없는 상태다.
채권단은 계속해서 경쟁입찰을 유도하고자 이달 24일이었던 본입찰을 3일로 연기한 후 다시 일주일을 더 연기해 다음달 10일까지로 연거푸 미뤘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추가적인 경쟁입찰을 최대한 유도하기 위해서 입찰일을 추가로 1주일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찰일을 연기해도 다른 기업이 뒤늦게 뛰어드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의향서(LOI)를 낼 경우, SK텔레콤에는 7주가 주어졌던 예비실사기간이 해당 기업에는 2주 정도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닉스의 가치를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한 채 입찰에 나서야 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채권단이 두 차례나 본입찰 연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추가적인 입찰자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경쟁입찰을 위해 애썼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STX가 중도 포기하면서 SK텔레콤만을 위한 입찰로 비쳐 공정성과 투명성에 흠집이 날 것으로 우려해 입찰일을 두 번이나 연기하며 어떻게 해서든 경쟁입찰을 유도하려고 노력했다는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단독입찰로 굳어지면 가격 협상의 주도권은 SK텔레콤이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써낸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될 경우, 채권단은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 용인되는 수준 이하의 가격에 SK텔레콤에 하이닉스 지분을 넘기면 채권단이 배임이나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가격에 대해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며 "반도체산업의 전망, 입찰 조건 등을 자세히 검토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의지는 확고한 상황이라 가격 협상 등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내년 1월께 매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10월부터 하이닉스를 공동관리해온 채권단은 그동안 세 차례나 하이닉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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