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국에 존재하는 사내하청은 불법파견…2년후 정규직으로 봐야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 그후, 정규직 전환 방안 토론회 지상중계

김동렬 기자

그동안 제조업에서 ‘사내하청’이라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사용해왔다.

하청업체에 고용되어 있지만 현대자동차와 같은 원청회사 사업장에서, 원청회사 설비(생산라인)에 투입되어 원청회사가 정한 업무지시내용, 작업방식, 작업시간, 작업속도에 따라 사실상 정규직 노동자와 업무상 아무런 차이가 없이 일해 왔다.

원청회사는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원청회사측은 ‘도급계약’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상당수의 노동법학자들이나 노동계에서는 한국의 사내하청은 도급계약을 위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 논란의 종지부 찍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한국에 존재하는 사내하청이라는 방식은 도급이 아니라, 파견(곧 불법파견)이며, 따라서 200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근로자는 원청회사의 정규직 지위에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오랜 고민 끝에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판결에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근거들은 자동차 등 제조업 사내 하청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사항들이다.

즉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방식의 생산라인에 투입되어 일함 ▲정규직 노동자들과 혼재하여 배치, 원청회사의 생산시설 등을 사용해 원청이 일괄하여 작성한 각종 작업지시서(작업표준 자료)에 의한 단순반복 업무, 사내협력업체의 고유기술 자본 투입 없음 ▲현대차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 가지고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순서 결정 ▲ 현대차 노동시간, 휴게시간, 교대제, 작업속도 결정, 정규직 결원 사내협력업체로 대체 ▲ 현대차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상황, 인원현황 파악 등이다.

이전에 나온 불법파견 판결들은 규모가 작은 사업장이거나, 일반화하기 어려운 사건들이었다. 이번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은 그 판결이 나온 경위 및 내용을 볼 때 현대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제조업 사내하청에 모두 적용이 가능한 판결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자동차 완성업체는 물론 부품업체, 전자, 철강 등 최소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일하는 여타 제조업 사내하청이 모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 원청회사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간주

불법파견으로 2년이 지난 경우에는 그 다음날부터 원청회사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된다고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대법원은 2008년 9월18일 예스코 사건에서 대법관 전원 일치(전원합의체)로 ‘불법파견인 경우에도 2년이 지났다면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도 이에 따라 정규직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했다. 제조업 사내하청은 상시업무이므로 당연히 계약직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간주되는 것이다.

이번 판결의 당사자는 2007년 7월1일 이전에 2년이 경과한 노동자(2005년 7월1일 이전 입사자)로 구 근로자파견법에 따라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간주된다는 ‘고용의제’ 조항을 적용해 판결했다.

물론 개정 파견법이 시행된 2007년 7월1일 이후에 2년이 된 사내하청 노동자도 개정 근로자파견법에 따라 ‘고용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역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노동부도 개정 근로자파견법 입법 당시에 구 근로자파견법보다 과태료 처분이 추가되는 등 법적 효력이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여기서 2년은 원청회사 사용한 기간이므로, 하청업체가 중간에 변경되었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아직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도 불법파견인 점에는 차이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되는 불법행위를 원청회사가 하고 있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원청회사는 불법파견이 아니라, 직접고용을 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 2년이 되지 않은 사내하청 노동자도 2007년 7월1일 개정 근로자파견법 시행 이후에 발생한 차별받은 임금 등 근로조건과 복리후생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민사소송으로 이를 직접 청구할 수도 있다.

◆ 정규직 간주 후의 임금 등 근로조건은

2년이 지나면 원청회사의 정규직의 지위가 된다. 따라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자동차 생산업무 등)를 수행하는 정규직에게 적용되고 있는 임금 등 근로조건이나 복리후생 등에 관한 단체협약, 원청회사의 취업규칙을 그 시점부터 적용받게 된다. 이것은 당연한 법리며, 쟁점이 된 사건에서 각 법원 판결도 동일하게 판결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내하청 노동자는 자신이 2년이 된 시점부터 정규직과의 임금차액 및 미지급 복리후생급여 등을 청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직접고용되는 경우에는 신규로 채용되는 것으로 보고, 경력직에 대해 호봉가산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라 호봉을 산정한다. 없으면 신규채용직원과 동일하게 처리한다.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이 있으면 그 정규직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단체협약(일반적 구속력에 따라)이 적용된다.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이 없고 단지 계약직만 존재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는 그 계약직에게 적용되는 규정을 적용한다. 다만 정규직이 아님을 전제로 마련되고 계약직이라는 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정규직 직원에 대한 취업규칙을 대신 적용함이 상당하다. 일반적 구속력에 따라 단체협약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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