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박대통령, 헌재 출석하여 품격 유지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소추로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정지당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통령 신분을 지니고 있고, 따라서 청와대에 기거하며 대통령으로서의 경호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통치가 이루어지는 이 나라에서 법률을 준수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기본적 책무요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런데 어제 열린 헌재의 심리에 박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직무가 정지된 상황인데도 난데없이 간담회를 개최하여 검찰 수사 및 특검수사, 국정조사 등에서 확인된 내용에 대해서조차 “완전히 엮은 것”, “손톱만큼도 없다”라는 원색적 표현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자세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받을 당시 국회의 법사위원장으로서 탄핵소추위원이었던 김기춘의원이 대통령의 탄핵심리재판 불출석에 대하여 한 말, 즉 “대통령의 불출석은 헌재의 권위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하는 지적이 그대로 들어맞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많은 국민들은 촛불시위를 통하여 박대통령의 ‘즉시하야’를 요구하고 있고 국회에서는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그리고 지금 국민들 10명중 8명은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인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속에서 한국경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심리상태는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국의 대통령을 4년이나 역임하고, 국가와 국민의 행복을 진정으로 생각한다고 하면 지금이라도 어려운 선택이지만 정도를 걷는 것이 국가원수로서의 마지막 품격을 유지하는 길이다. 평범한 인간으로서 생각하면 대통령의 지위에서 내려오는 순간 형사소추면제의 특권이 없어지면서 고초를 당할 것이 두렵고 부끄러울 수도 있다. 이는 바로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에 비유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형사재판의 문제는 언젠가는 한번 그쳐야 할 사법적 절차이다. 그 시기만 남아 있을 뿐이다. 혹자는 대통령의 지위에 있으면서 수사를 받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지연하는 것이 사법적 판단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유리하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에 문제가 없고, 검찰과 특검의 수사내용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판가름하는 헌재에 나와서 당당히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합당한 태도이다. 변호인의 변론보다 직접 해명하는 것이 법절차도 존중하면서 강한 설득력이 있을지 모른다. 노무현대통령이 탄핵심리에 출석하지 않았으니 본인도 출석치 않겠다는 생각은 오판이다. 노대통령사건은 명백한 사실에 대한 법적 가치판단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사건은 사실과 행위의 존재유무를 다루는 근본적 문제가 내제되어 있다.

따라서 다음 헌재의 심리에 박대통령은 당당히 출석하여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이에 관련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는 물론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고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품격을 유지하는 길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