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칼럼] 한국의 선거연령과 참정권의 조정

국민의기본권중 하나인 참정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것은 바로 투표권이다. 우리나라는 투표권을 오랫동안 20세 이상으로 규정하다가 몇 년 전에 19세로 하향조정하였다. 그런데 요즈음은 이를 다시 18세로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의가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의 선거연령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아직도 높게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선거연령이 모두 18세로 규정되어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4개 국가들 중에서 선거연령이 19세로 규정되어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그러면 18세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정치에 참여하는데 있어서 판단력과 의사결정능력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뒤떨어진다고 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옛날에 비하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도가 훨씬 빠르다. 영양상태가 좋아 18세가 되면 거의 성인으로서의 육체적 조건이 갖추어지고, 교육열이 높고, 인터넷 등 전자매체에 능숙하여 지식과 정보의 흡수속도도 어른 못지않게 빠르다. 다른 나라의 18세 청년들과 정신적 육체적으로 비교하여 볼 때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전혀 손색이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대선과 관련하여 선거연령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마당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연령을 다른 선진국들처럼 18세로 하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선거연령의 하향조정이 여야의 대권후보들 중에서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하냐 하는 것은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을 변경하는데 있어서 개개인의 유불리는 원칙적으로 검토할 가치가 없다.

대선이나 다음 총선에서 내가 불리하거나 유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를 근거로 선거연령의 조정에 찬성 또는 반대의사를 표명한다면 그는 국가발전과 국민의 복지증진에 헌신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지금 논의 중에 있는 헌법개정이슈는 권력구조에 관한 것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공권력의 독점에 의한 정치경제적 폐해를 없애기 위하여 이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과제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도록 국민의 기본권을 조정하는 것도 중차대한 정치적 이슈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의 국민 기본권이 시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뒤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여야의 국회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이 과제를 다루어 주기를 바란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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