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칼럼] 개혁보수신당의 성공가능성

새누리당에서 30명이 탈당하여 개혁보수신당을 창립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적 성격의 정당이 이렇게 분당이 되거나 집단 탈당한 역사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친박중심의 새누리당을 가짜보수당으로 규정하면서 개혁적 성격을 지닌 보수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의 창당취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옳은 보수당이 과연 존재한 적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바 없지 않다. 특히 지금의 새누리당을 영국의 보수당과 같은 정통 보수적 정당으로 볼 수 있는 것인지는 더욱 의문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영국의 보수당은 민주주의 원칙을 충실하게 고집하고, 사회의 각 부분은 유기체적 집단으로 구성되어 조화와 균형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본다. 기존의 사회가치와 질서를 존중하지만 당내 여러 기구의 독자성을 인정하며 지도층의 반대가 있어도 밑으로 부터의 자유로운 토론을 인정하고, 이를 통하여 정책적 해결방법이 채택되도록 한다. 국민의 참여를 인정하며 지도자의 권위주의적 방식에 의한 문제해결을 거부한다. 급격한 변화는 거부하되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변화는 이를 적극 수용한다. 영국 보수당의전신인 토리당이 오늘날 보수당으로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닥쳐오는 세상의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노동자계급의 참정권 확대로 지지층을 저변까지 확대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제대로 된 보수는 사회적 갈등보다는 사호공존을 중시하고, 대립과 갈등보다는 합의에 무게를 둔다. 사람이 아니라 법의 통치를 중시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존중한다. 미국의 신보수주의는 지나친 국가의 규제와 통제를 배격하고 관료적 비능률을 경계하는대신 개인의 차의성과 자유를 확대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운영방식은 전통적 보수주의나 실용적으로 진화된 신보수주의와 거리가 너무 멀다. 험악한 편가르기로 특정집단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것이 눈에 빤히 보이며, 단 한사람의 이름 아래서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정당활동을 전개하고, 지키고자 하는 사회정의나 합리적인 원칙은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전혀 되지 못하는 대신 타인에 대한 배려조차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모습으로 보수로 위장된 기존 정당에 대하여 국민들은 이미 염증을 내고 있다. 여론조사의 낮은 지지율은 국민의 속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현재의 여론은 진보적 정당이 다음 대선에서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박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어 걸고 정당을 창립한다면 성공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못하다고 할 것이다. 우선 정치이념과 정책방향을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제대로 정립한 뒤,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그야말로 환골탈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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