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비탄에 빠진 국민과 성난 민심을 잘 살펴보라

최순실의 황당한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에 쇼크를 받은 국민들 대다수의 반응은 분노와 낙담, 냉소와 좌절 그자체이다. 허탈하고 비탄에 젖어 내뱉는 말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여기저기서 “나라가 뭐 이 꼴인가?”,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부끄럽다”, “대통령이 그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든가” 등등 듣기에 민망하고 참담한 말들이 적지 않게 흘러 나오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 인식과 평가가 이 정도에 이르면 대통령과 그 주위에 있는 통치 엘리트들은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위기를 온몸 전체로 느껴야 하며 고통을 느끼고 괴로와 하는 국민들 앞에 한없이 몸을 낮추고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최대한 빨리 지속되고 있는 악몽과 같은 사태를 벗어나기 위하여 실현가능성이 있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작금의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상황은 어떠한가? 아직도 사태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책의 마련은 느려도 한참 느린 거북이 걸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국민들은 독일에 숨어 있는 최순실을 하루빨리 불러들여 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게 밝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대통령도 필요하면 수사를 받아서 세간에 떠도는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나라를 봉건주의국가 또는 조선시대 정치시스템 보다 못한 후진국으로 떨어뜨려 버린 책임자를 밝혀내어 엄중 문책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추진동력을 상실한 정부 대신 중립적인 거국내각으로 국민들의 에너지를 모으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수사 말고는 무엇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 늑장수사로 이미 국민신뢰를 상실한 검찰 수사에 대하여는 시원한 대답을 기대하는 국민이 거의 없다. 대학가와 시민단체들은 이미 박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을 외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국민들의 수가 많지 않다고 하여 시간끌기를 해서는 안 된다. 행동하지 않는 다수의 국민들도 이번에는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마지막 기회에서 조차 현실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위기타개를 위한 대응책을 적기에 내어놓는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현 정부의 존속조차 기대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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