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제주공항 체류객들, 언제쯤 다 돌아올 수 있을까?...저가항공사는 대기표 받기 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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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결항으로 제주공항에 발 묶인 관광객들
비행기 결항으로 제주공항에 발 묶인 관광객들
비행기 결항으로 제주공항에 발 묶인 관광객들

운항 통제가 풀린 이틀째인 26일 오전 제주공항은 첫 날에 비해 여유를 찾기는 했지만 아직 혼잡스런 모습이다.'

발디딜 틈조차 없었던 국내선·국외선 수속장은 이날 오전 들어 항공사 창구마다 줄을 찾아서기 수월할 만큼 눈에 띄게 수가 줄었다. 탑승 수속에도 그다지 긴 줄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탑승장에는 한결 표정이 밝아진 승객들이 집으로 보내줄 항공기에 차분하게 탑승하는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저가항공사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창구마다 길게는 20∼30m의 줄이 이어졌다. 특히 대기표를 받으려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예약 체류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대부분 체류객들은 차분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의식을 발휘했다.

공항 안에서 밤을 새운 체류객들도 크게 줄었다.' 전날 1만 명에 육박하던 체류객들은 밤샘 운항이 계속된 이날 오전 6시 전까지 많이 빠져 나가 2천500여 명(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추산) 정도만 남았다. 이들은 항공사 발권 창구가 있는 여객대합실 3층을 중심으로 사무실 통로 등 곳곳에서 담요와 깔개 등을 활용, 간간이 불편한 잠을 청하며 집에 갈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대한항공 등은 임시편 탑승 예정자들에게 사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안내, 공항에 정시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 공항 혼잡을 더는 데 힘을 보탰다. 공항 체류객은 오전 8시를 넘어서며 하나 둘씩 늘기 시작,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제주도,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도 관광협회, 적십자사 등 기관과 단체 관계자들은 담요, 깔개, 생수 등을 제공하며 체류객들을 도왔다.

또 도는 국내선에 외국어 통역요원을 포함한 직원을 배치, 체류객들에게 호텔·민박 등 숙박시설과 식당·찜질방·사우나 등 임시 거처할 장소를 안내했다.' 편의점과 커피점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며 식품류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커피전문점에는 30∼40m의 줄이 이어졌고, 편의점에는 식품류와 도시락류는 짧은 시간에 동이 나 다시 채워지는 일이 반복됐다. 계류장에는 쉴새없이 도착하고 뜨는 항공기로 북적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밤샘 운항에 이어 최대한 임시편을 투입하고 있어 오늘도 4만여 명이 넘는 체류객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역부족인 상황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편을 줄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에 대한 수송작전은 이르면 27일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26일 오전 6시 이후 제주공항에서는 228편(국내선 198·국제선 30)의 여객기가 제주를 떠날 예정이다. 이들 항공기는 4만4천460명의 승객을 육지로 실어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에 서는 전날(25일) 낮 운항통제가 사흘 만에 해제된 뒤 같은 날 오후 2시 48분 김포로 가는 이스타항공 여객기를 시작으로 이날 오전 6시까지 출발 여객기 164편(국내선 131·국제선 33)이 이륙해 3만1천980명이 제주를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심야운항 제한이 이날 오전 6시까지 한시적으로 해제됨에 따라 제주공항에서는 마지막 편인 김포행 제주항공 항공기가 출발한 오전 5시 20분까지 밤샘 수송작전이 진행됐다.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기 전 제주에 남은 체류객은 23일 2만여명, 24일 3만8천736명, 25일 3만8천264명 등 9만7천여명으로 도 당국은 추산했다.

이날 정상 운항이 이뤄지면 25∼26일 이틀 간 여객기 392편에, 7만6천440명이 제주를 떠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7일께 그동안 발이 묶였던 체류객들을 대부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 역시 체류객 가운데 여러 항공사에 중복해서 좌석 대기 신청을 한 사람이 많다고 보고 정확한 체류객 숫자를 파악하는 한편 가능하다면 27일까지 체류객을 해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많은 항공편이 투입되면서 제주공항 활주로는 운항이 가능한 최대 한계치까지 육박했다.

25일 오후 10시대에는 시간당 34편이 이착륙, 제주공항에서 시간당 운항이 가능한 최대 '슬롯'(SLOT)에 이르기도 했다. 슬롯은 항공기가 이륙하려거나 착륙한 뒤 계류장을 이동하는 시간이다. 제주공항에서 슬롯 한계 횟수에 다다르면 1분 40여 초마다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셈이 된다.

체류객 밤샘 수송과정에서 일부 사고도 발생했다. 25일 오후 11시 6분께에는 제주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1275 여객기가 엔진(넘버 4) 덮개의 일부가 파손된 채 발견됐다. 찌그러진 엔진 덮개의 잔해를 수습하는 등 주변 활주로를 1시간가량 정비하는 동안 제주공항에 출발·도착하려던 10여편이 지연운항했다.

간밤에도 제주공항 대합실 곳곳에서는 체류객 수천명이 대기표를 받기 위해 매트나 박스를 바닥에 깔고 모포나 옷가지를 덮은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거나 쪽잠을 잤다. 오전 3시 기준 공항에 잔류한 체류객은 약 2천500여명이었으나 날이 밝아지면서 속속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전날 밤에는 저비용항공사가 결항으로 남은 체류객들을 대상으로 먼저 기다린 순서대로 대기표를 주다 보니 체류자들이 대기표를 받으려고 한꺼번에 몰려 한때 공항이 북새통으로 변했다. 몇몇 이용객은 종이상자를 찢어 '특별기를 띄워라' 등의 글을 적은 피켓 시위를 했다.

해상의 풍랑특보는 전날(25일) 모두 해제된 가운데 해상의 물결이 점차 낮아져 이날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바닷길로는 25일 여객선 4대가 만석으로 출발해 승객 3천여명을 수송한 데 이어 이날은 여객선 6대가 출항한다. 일부 소형 여객선은 해상 기상상황을 고려해 출항 여부를 결정한다. 수송 인원은 5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전역의 대설특보는 전날(25일)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며칠간 '눈 폭탄'이 쏟아진 한라산에는 오전 9시 현재 윗세오름 164㎝, 진달래밭 145㎝ 등 거의 성인 키만큼 눈이 쌓여 입산은 이날까지 나흘째 통제됐다. 27일에도 등반로 상황 등을 고려해 입산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산간 외 지역도 현재 제주 2㎝, 서귀포 4㎝, 성산 5.5㎝, 고산 0.5㎝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며칠째 운행이 통제됐던 중산간 도로는 제설작업이 진행되고 눈이 녹으면서 일부 통행이 정상화됐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일주도로와 시내 주요 도로, 번영로, 평화로, 남조로, 애조로, 첨단로는 체인 없이 정상적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으며 서성로와 명림로는 소형 차량의 경우 체인이 필요하다.

1100도로와 516도로, 비자림로, 제1산록도로, 제2산록도로 등은 아직도 대·소형 차량 모두 운행이 통제된 상태이며, 폭설과 강풍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26일 오전 8시 현재 제주도 재난안전본부가 집계한 시설물 피해는 공공시설물 7건 9억4천100만원, 사유시설 23건 9억6천700만원 등 총 30건 19억800만원 상당이다.

공공시설물 피해는 제주시 봉개매립장의 침출수 저류조 돔시설 지붕 붕괴(피해 추산액 7억3천여만원), 추자도 대서리 후포지선 소파제(파도 저감 시설) 파손, 가로등 전도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유시설의 경우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포구의 어선 좌초, 정전에 따른 양식장 광어 14만여마리 폐사, 블루베리·복분자·한라봉·금감 비닐하우스 16개동 5천900여㎡ 파손, 양식장 하우스 파손 등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전은 고압선로 13개 지구 3만8천610가구, 저압선로 1천415가구 등 4만여가구가 피해를 봤고 현재는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는 912건이 접수돼 현재까지 829건이 조치됐으며 83건은 처리 중이다. 수도관이 얼어붙어 급수에 불편이 있다는 민원신고는 2천146건 접수돼 2천121건이 처리 완료됐고 25건은 처리 중이다.

기상청은 이날 제주는 가끔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으며 산간에는 오전까지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기온은 낮 최고 7∼8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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