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러시아 터키, '가깝고도 먼' 두 국가의 '악연'이 경제까지 발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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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적한 적도, 아군도 아닌 '애매함'

터키 공군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접경에서 영공을 침범했다며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데 이어, 26일, 러시아가 보복성 조치로 터키에 인접한 시리아 북부를 공습하고 터키를 사정권에 둔 최신 미사일의 시리아 배치를 선언했다.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신형 S-4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 주(州)에 있는 히메이밈 공군 기지에 배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기지는 터키 국경에서 50㎞ 떨어진 곳에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터키 남부 지역 대부분을 사정권 안에 두게 되었다.

경제·민간 차원에서도 양국 간의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있다. 성난 러시아 군중들이 모스크바에 있는 터키 대사관에 몰려와 돌멩이와 달걀, 토마토 등을 투척했고, 터키 주민들도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중요한 합작 프로젝트에 터키의 참여를 거부할 수 있으며 터키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혀 경제적 차원의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와 터키 두 국가의 '악연'은 역사적인 것이다. 1568년부터 시작해 1914년 1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진 러시아 - 튀르크 전쟁은 13차에 걸쳐 양국 모두에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으며. 이는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에서, 터키가 자유진영에 서 한국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터키는 소련의 중동 진출 공세에를 강력하게 맞받아친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 국가가 서로를 '적성국'으로 인식한다고 보긴 어렵다. 러시아는 과거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를 당한 이후, 중동 지역 영향력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국가 규모에 비해 천연자원이 부족한 터키 역시, '에너지 강국' 러시아와 관개를 개선할 유인이 있다. 이에 지난 2014년엔 러시아-터키 간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기도 했다. 육로를 통해 이어지는 이 가스관은 터키를 거쳐 그리스 등 유럽 타지역 국가까지 자원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건설이 완료되면 터키는 러시아 가스 판매 시장에서 독일 다음으로 규모가 큰 국가가 된다.

그 외 경제분야에서도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는 예상외로 돈독하다. 2013년엔 러시아 수입량 중 터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7.6%에서 11.2%로 증가(115억 900만 달러)하며 가장 중요한 교역국이 되었고, 터키에 방문하는 러시아인 수도 연간 350만 명이 넘어 독일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두 국가는 원자력 발전소 건립과 석유 공급 등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으며, 2014년엔 서비스와 투자 부문 무역 자유화가 논의되기도 했다. 앞으로 전면적 자유무역지대 (FTA)가 체결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양국 간에 불편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다. 알렉산드르 트카체프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터키에서 들여오는 농산품을 이란이나 이스라엘, 모로코산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러시아 여행사연합은 상당수 여행업체가 자국민에 대한 위협을 우려해 터키 패키지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특히 러시아 공급으로 인해 터키와 언어, 민족적 특성이 같은 투르크멘족 1천500여명이 피신해야 했던 점은, 터키 내부에서도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국경을 방어할 권리가 있음을 모두가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는 투르크멘이 살고 있는 바이르부작에 공습이 집중된 것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그곳에는 우리 친척들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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