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시황] 대기업 실적이 이끈 상승, 기관 이기심이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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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강한 순매수 기대 어려워"

모처럼 2,000선을 밟은 코스피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채 비실거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투신과 연기금이 코스피의 단기 상승을 틈타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58포인트(0.13%) 내린 2,019.05로 장을 마감하며 엿새만에 약세 전환했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58억원 어치를 내다 팔며 지수의 반등을 제한했다. 특히 투신권이 606억원, 연기금이 347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를 짓눌렀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가 3천21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낸 점을 고려할 때 이들 기관투자가의 매도세는 매우 거센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홀로 82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소화했으나, 지수의 방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기관은 최근 외국인이 역대 2번째로 긴 '셀 코리아'(한국 주식 매도)를 이어가는 동안 연기금을 중심으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외국인이 지난 8월5일∼9월15일까지 2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며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5천431억원을 빼내가는 동안 기관은 4조2천854억원 어치의 주식을 바구니에 담았다.

주로 자동차 업종을 비롯한 환율 상승 수혜주와 경기 방어주 등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아진 대형 가치주가 기관의 저가 매집 대상이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가까이 사들인 기관의 매수세는 그러나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약화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시장 주도주로 귀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2만원대로 추락했던 현대차[005380]는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에 따른 반사 이익과 환율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16만원대까지 올랐고 삼성전자는 3분기 깜짝 실적으로 9% 가까이 급등하며 두달 만에 12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저점 구간에서 3조4천억원 이상을 매수했기 때문에 지수의 반등 시도가 이어질수록 차익 실현을 하려는 욕구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30선에 차익실현 매물이 몰려 있다"며 "삼성전자의 실적이 잘 나오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현 지수대에선 시장을 끌고 나갈만한 동력이 약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기관은 현대차 등 '자동차 3인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외국인과 동반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운송장비 업종에 대해 기관은 321억원, 외국인은 69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한편,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 여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의 매도 정점은 지났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요인이 남아 있어 강한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실제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매수 규모는 크지 않다.

김용구 연구원은 "외국인은 추세적으로 지수 상승을 견인하기보다 각종 경제 지표 등 전제 조건을 확인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중국의 매크로 방향 선회 여부와 국내 기업의 실적 변수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는 외국인의 매수 분위기가 추세적으로 이어진다기보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정도"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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