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모범 국가 독일이 어쩌다 이렇게... 폭스바겐 사태로 국가 브랜드에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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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 괜찮은 걸까?

독일 자동차 산업은 고용시장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액은 2014년 기준 전체의 17.9%를 차지했다. 1조 1000억 유로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그리고 폴크스바겐은 독일을 대표하는 제 1 기업이다.

폭스바겐 주가는 지난 이틀간 약 38% 하락해 시가총액 34조 원 이상을 한순간에 날렸다. 미국 정부가 폭스바겐엔 최대 21조 원의 벌금을 부과할 거란 전망이 나왔고,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폭스바겐에 피해보상 소송을 걸 여지도 충분하다. 까딱하다간 폭스바겐 사태가 독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독일 경제는 통일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안정을 유지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전역이 거품 붕괴와 재정적자 증가, 신용등급 하락, 국가 부도 위기 등에 시달릴 때도 끄떡없었으며, 오히려 유로화 위기를 거치며 재정 건전성이 새롭게 주목받기도 했다. 경제부문에선 누구보다 모범적이었던 거다.

독일 경제의 강점은 높은 수출량, 낮은 실업률, 그리고 재정건전성에 있다

독일은 선진국 가운데 예외적으로 상당한 수출주도형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2003년 이후엔 미국을 넘어섰으며 2009년에야 중국에 따라잡혔을 정도다. 독일의 2000년대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13.1%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수출구조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였다. (당시 한국 수출 증가율 평균은 11.9%)

이는 독일 제품에 대한 세계 시장의 선호와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동차에서부터 가전제품, 공구, 조리도구, 화장품, 식재료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은 '독일제'란 브랜드가 붙은 상품은 믿고 구매하며, 고급에다 성능도 좋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여긴다. 자연히 시장 가격도 높게 형성되고 판매량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된다.

또한 독일의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2007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 스페인, 영국, 일본이 작게는 2% 가량, 많게는 10% 이상 실업률이 증가하는 와중에 독일은 오히려 8.5%에서 7.5%로 실업률이 낮아졌을 정도다. 최근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기조로 인해 6%대로 더욱 하락했다. 이는 자연 실업률에 가까운 수치다.

독일 재정건전성 역시 안정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이후 GDP 대비 재정 적자를 2~3%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9%대인 미국, 7%대인 일본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융이나 증시 버블로 인한 일회성 경기부양 유혹에 빠지지 않고, 꾸준한 수출과 경제 구조 개선으로 실물 경제를 개선해 온 결과다.

폭스바겐.. 독일 구민의 자부심에서 수치로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독일이 힘들게 쌓은 국가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독일 기술력'의 치부가 낱낱이 까발려졌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미국 TV광고에서 디젤 엔진 차량과 함께 "독일 공학의 세상(Isn't it German engineering?)"이란 슬로건을 사용해 국가 브랜드를 강조했으나,  이젠 낮부끄러운 망언이 되었다. 유튜브에 게시했던 '클린 디젤'홍보 영상도 모두 지웠다. 배기가스 조작으로 인해 독일 기업의 '기술력'이 신뢰가 아닌 '검증'의 대상이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제품을 대체할 선택지가 충분히 있다. 독일 제품이 미국, 일본, 한국 제품에 비해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프리미엄 이미지 덕이지 절대적인 성능 격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차지하던 시장 점유율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도요타, 현대 등에게 넘어갈 수 있다. 판매량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 역시 이번 스캔들에 대해 "폭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당히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특히 이미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는 미국 시장에서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만약에 폭스바겐이 파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능성 없는 전망은 아니다. 앞서 말했던 벌금과 집단 소송 비용, 예상 리콜 비용을 합하면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가 된다. 기업 제정이 악화되면 실업율이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독일 정부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 전량에 대한 특별 조사를 지시했다. 자료 제출 요구 선을 넘어 전문가를 동원해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향후 독일 정부가 폭스바겐에게 어떤 조치를 내릴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아직 사건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기업 측 실책이 드러나면 강력한 제재를 할 가능성도 있다. 폭스바겐을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 재원을 투입하는 경우에도 지출 금액이 적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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