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삼권분립 준수도 옳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도 옳다. 하지만 추경예산 편성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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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아래)

 

박근혜 대통령 (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아래)
박근혜 대통령 (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아래)

 

대한민국 행정부가 비대해진 까닭은 정부가 입법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 있다.

행정입법은 행정부가 법조문 형식으로 제정하는 규율이다. 본래 입법은 국회 등 입법부의 고유 권한이지만,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사항, 현장 공무원의 의견이 필요한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선 행정입법을 허용한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제정하는 시행령, 각 관청이 공지하는 고시, 예규 등이 행정입법에 해당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가 정부 행정을 일일이 간섭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의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도, 국회를 통한 법 제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 입법으로 인한 폐단이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야당은 지난 1일 상위법에 배치되는 행정입법 사례 등을 소개했고, 특히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시행령 몇몇 조문 때문에 특별법의 정상적 가능이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행정입법권과 법률안 거부권 모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발의 자체만으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건 무리가 있다. 하지만 국회법 개정안 역시 원 법안 취지에 맞지 않은 시행령에 대해 수정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정당성이 있다.

하지만 거부권 행사로 인해 정국이 경색국면으로 전환되는 건 국민에게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일정 보이콧으로 인해 추가경정예산 설계까지 난항에 빠졌다. 정부는 당포 추경 편성을 '고육지책'으로 여겨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지만, 메르스 창궐과 가뭄이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 가시화되자 내달초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새민련 신학용 의원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과, 법인세 원상복구 약속 등을 추경안 처리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이라  여야간 입장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삼권분립 불균형은 분명 해소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거듭되는 경기 침체 위험에 고통받는 국민을 구제하는 게 우선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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