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지나친 정쟁에 경제활성화법 꼼짝달싹 못해… 상반기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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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활성화법·관광진흥법 개정안은 3년 가까이 표류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온 경제활성화법안의 처리가 또다시 미뤄졌다.

공무원연금 개정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안을 놓고 여야가 격렬히 대치하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된 주요 법안들도 발목이 잡힌 모양새가 됐다.

여야는 연말정산 보완책 시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 등을 위해 5월 중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쟁점 현안들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경제활성화법안의 표류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처리를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 30건 가운데 올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넘어온 법안은 9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늦어진 것을 '퉁퉁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며 입법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정부도 9개 경제활성화법안이 모두 통과되면 일자리 66만 개가 생겨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법안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국회 본회의가 파행하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9개 경제활성화 법안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고 법제사법위원회로 이관돼 '9부 능선'을 넘은 법안은 3개다.

다수의 소액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해 창업 벤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범위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도록 한 '하도급거래공정화법', 택배기사·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산업재해보상법'은 여야의 이견이 크지 않아 무난한 국회 통과가 예상됐던 법안들이다.

나머지 법안은 소관 상임위도 넘지 못한 채 길게는 3년 가까이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정부·여당과 의료 민영화를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야당 의견이 팽팽히 맞서 처리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의료법 개정안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안 역시 '의료 민영화를 위한 준비단계'라는 야당의 반대가 거세 제자리걸음이다.

이들 법안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 활동, 공항 등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 장소에서의 외국어 의료 광고 허용 등을 담고 있다.

학교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땅콩회항'의 여파로 처리가 보류됐다.

경복궁 옆에 있는 옛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에 특급호텔을 지으려는 대한항공에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는 야당의 반대가 거셌다.

관광법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묵을 수 있는 숙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2012년 10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2년 7개월째 계류 중이다.

이 밖에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사업 허가를 사전심사제에서 공모제로 바꾸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안, 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를 신설하는 금융위원회 설치법안도 각 상임위 심사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회기에도 국회 통과가 어려워진 법안 대부분은 정부가 각종 대책을 통해 이미 발표한 내용이다. 수차례에 걸쳐 시행하겠다고 밝힌 정책이 길게는 3년 넘게 미뤄진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경제활성화 법안에 청년 일자리 수십만 개가 달렸다"면서 "이것을 붙잡고 있는 게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 묻고 싶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6월 임시국회로 밀려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봤던 올해 상반기를 그냥 흘려보내게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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