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충청도를 무시하지 마라.

편집국 기자

충청도를 무시하지 마라.


"친구 잘 뒀네" 진지한 사람은 농담으로, 얼빠진 사람은 진심으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게 던지는 뼈있는 한마디다.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은 이후보자의 친구임을 여러차례 이야기하며 충청에서 총리 후보자가 나왔는데 호남 분이 딴죽을 건다는 투로 한마디를 했다.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의 즉각적인 대처로 사과발언을 했지만, 충청도의 민심 변화에 영향을 줬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충청도의 찬성여론은 30% 수준이었는데 60% 후반대로 치솟았고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보자"라는 현수막이 소상공 자영업자 협의회원 일동이라 주체까지 쓰인 채로 충청남도 천안시에 걸렸다. 충청도의 지지세에 힘입어 전국적인 찬성률도 올라갔다. 어떤 이는 여론조사가 잘못되었다고 하고 충청도민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보는 정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통계가 한계가 있지만, 근거가 없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변화는 조사 결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출신지역 후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 반대여론이 찬성여론으로 뒤바뀐 이 불편한 진실에 대한 해석과 대처가 중요하다. 분명히 존재하는 지역정서를 애써 사실이 아닌듯 전국구에서 이야기하고, 지역구에 가면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는 정치인들이 그 누구보다 지역정서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분명히 존재하는 지역정서를 무시하기보다 총리에 대한 찬반의견이 뒤바뀔 정도로 충청권의 소외의식이 크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충청도는 선거때나 주요 결정의 순간마다 변수로 등장한다. 충청도가 한반도에 갑자기 생긴 지역이 아닌데 매번 서울 따지고, 경상도, 전라도 계산하다가 막판에 강원도 충청도를 생각하니, 변수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지역안배 다해놓고 판을 짜놓은 상황에서 뒤늦게 고려하니 애초 생각과 다르고 서울에서 내려가는 사람마다 다른 소리를 해서 헷갈리게 만들기 일쑤다. 현지의 사정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매번 뒤늦게 생각하다보니 처음 생각과 다른 결과나 여론이 쏟아지기 일쑤고 예측불허의 지역으로 인심이 요동치는 곳으로 이야기된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뒤바뀐데는 우리 지역일 거라고 생각치 못한 충청도에 갑자기 충청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진 탓에 충청도의 섭섭함을 토로하고 싶은 정서가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충청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총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충청도에 대한 모욕이다. 충청도에서는 지금껏 김종필를 비롯해 이해찬, 정운찬등 여러 총리가 있었고 윤보선 대통령도 충청도 아산 출신이다. 충북음성 출신의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충청도가 인재의 고장임을 항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신문사설과 미디어는 충청도를 지역감정의 원흉으로 몰고가고 있지만, 충청도민은 출신지역이면 무조건 총리를 시켜야한다고 생각할 만큼 멍청하지 않다. 충청 출신이니까 총리해야 한다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섭섭함을 표현하는 방식일 뿐이다. 강희철 충청향우회 회장이나 현수막을 내건 이들은 충청도가 지역감정에 춤추는 지역으로 내몰린 현재의 망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충청도의 섭섭함은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충청도를 고려하지 않고 막판 변수취급을 해온 정치권 전체가 책임을 져야한다. 충청도는 지금 섭섭해한다. 충청도를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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