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지구 온난화가 시위대 부르고 있다

◆ 원판김세로 쓰고 원판김새로 읽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수면장애 환자가 2008년 23만명에서 2012년 36만명으로 4년새 57% 늘었다.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깊게 잠을 청하지 못하는 수면장애가 중고령층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어제 기상청도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로 서울의 밤잠을 설친 날이 19년 만에 최다라고 밝혔다.이달 들어선 이틀만 제외하고 16회 발생했다니 매일 밤 열대야 현상으로 서울 시민들은 잠 못 이루고 피곤한 하루를 보름이상 맞아야 했다.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49일 동안 이어진 긴 장마가 끝난 뒤에도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 잦은 소나기 등으로 대기가 습해 낮에 오른 기온이 밤에도 쉽사리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지구를 둘러싼 대기권에 존재하는 기체 중에서 지구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흡수하여 지구로 재방출하는 특성을 갖는 기체를 말한다. 온실 효과를 보이는 주요 기체는 수증기를 비롯해 이산화탄소, 메탄, 오존 등인데 이중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온실가스는 양날의 칼이다. 대기 중에 온실 가스가 없으면 밤과 낮의 온도 차이가 너무 커서 지구의 수 많은 생물체가 전멸하고 만다. 또한 온실 가스 배출이 심하면 지구 온난화를 초래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급상승해 지구 생태계가 변하고 기후 이변을 일으켜 대재앙을 부른다. 한마디로 온실가스는 대기권에 적당히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

이번에 서울 경기 등 중부지역에서 연일 발생한 열대야 즉 전형적인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밤잠을 설치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 온난화가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인간의 행동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지구가 더워 지면 실제로 사람들은 더 공격적이 되고 범죄나 폭력, 전쟁 위협이 증가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대와 프린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이 발생해 지구 평균 온도가 2℃ 오르면 범죄는 15%, 전쟁이나 인종 폭력, 대규모 시위 같은 집단 분쟁은 50% 이상 급증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 2일자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라 폭력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해 경제는 악화되고 결국 시민들은 더 폭력성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며 폭력적인 행동이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짜증나는 일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국정원 대선 개입의혹 국정조사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우여곡절 끝에 증인으로 불러 냈지만 뭐 하나 속시원히 밝혀진 것이 없고 어정쩡하게 국정조사는 끝나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민주당은 진즉 국조 거부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채택을 막판까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미 버스는 지나 갔다며 결사 반대다.

◆ 원판김세로 쓰고 원판김새로 읽는다

원판김세 형국 대로 정국이 가고 있다. 원판김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의 이니셜을 따 민주당이 조어를 만들었다. 원판을 증인으로 불러냈지만 별 소득을 못 챙긴 민주당은 김샜다며 김세를 부르고 있지만 녹록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이 정치적 타결에는 시한이 없다며 두 사람을 증인대에 막판까지 세우려 하지만 새누리당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래저래 김샌 것은 국민들이다. 북한이 어제 우리측 이산 가족 상봉에 대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사실상 연계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여러 상황을 종합해 이르면 오늘 금강산 관광재개 회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도리어 안한 것만 못한다는 뜻으로 중용을 가리킨다. 이번 국정 조사 증인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어울리는 말이다. 많은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는 국정 조사에 뭔놈의 얼어죽을 성역이 있다는 말인가.

더 이상 여야는 국정조사에 김세 증인으로 옥신각신 다투지 말고 시한을 연장해서라도 반드시 두 사람을 증인대에 세워야 한다. 그리고 금강산 관광도 하루속히 재개되야 한다. 여당과 우리 정부의 대승적 접근을 기대한다. 장기 경기 침체로 허리띠를 졸라 메야 하고 지구 온난화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은 국민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번주 부터는 아침 기온의 하강폭이 커 열대야가 줄어들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그동안 열대야로 밤잠을 설친 국민들은 이제 며칠만이라도 푹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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