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보험 상품명칭 제대로 알고 가입해야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소비자가 보험을 가입할 때 상품의 명칭을 제대로 알면 약이고 모르면 독이다. 소비자들이 보험을 가입할 때 상품 명칭을 잘 모른 채 설계사 말만 믿고 보험을 가입해서 낭패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설계사는 잘못된 상품을 권유했고, 소비자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섣불리 가입해서 벌어진 일이다.

일부 설계사가 소비자의 가입 목적과 다른 상품을 가입시키는 것은 잘못된 행태다. 소비자들은 설계사 말만 믿지 말고, 최소한 상품 명칭의 의미가 무엇이고 가입목적에 맞는 상품인지를 재차 확인해야 한다.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변액보험을 가입하고 있는데, 일부 가입자들이 제기한 민원을 살펴 보면, 변액의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액보험은 가입 당시부터 보험금이 확정되어 있는데 비해, 변액보험은 투자성과에 따라 보험금(또는 해약환급금)이 변한다고 해서 변액보험이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잘 모르고 있다.

변액보험은 납입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공제한 적립보험료가 이자와 함께 부리되어 적립되는데, 적립금이 납입보험료를 상회하려면 장기간 경과돼야 한다. 그런데도 사업비를 공제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거나 단기에 목돈 마련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변액보험을 가입했다는 것이다.

종신보험은 본래 사망해야만 보험금을 받는 보험인데, 일부 보험사들은 연금받는 보험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기도 한다. 사망보장만으로는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한 보험사들이 경제활동기에 사망보장을 받다가 퇴직 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종신보험의 연금 전환은 연금전환 시 적립금이 연금보험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연금수령액도 비례적으로 적어져 자칫 쥐꼬리 연금이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연금을 받으려면 연금보험을 가입해야지 종신보험을 가입해서는 안 된다. 연금을 받으려는 소비자가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만 했더라도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보험사는 사업비 확보 측면에서 종신보험이 유리하기 때문에 일정기간만 사망을 보장하는 정기보험의 권유에 소극적이다. 그래서 일부 설계사는 본인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정기보험 대신 수수료가 많은 종신보험을 가입시키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소비자는 단기간 목돈 마련이 가능하다고 설계사가 권유해서 종신보험을 가입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종신보험이 이름값을 못하고 가입자 10명 중 6~7명이 10년 이내 해지하고 있다.

또한 현재 판매중인 상품은 '(무)' 또는 '무배당'이란 문구가 명칭 앞에 붙어 있는데, 소비자들은 그 의미를 잘 모른 채 설계사가 권유하니까 그냥 가입하고 있다. 설계사가 무슨 뜻인지 알려주면 좋은데, 설계사도 잘 몰라 지나치기 일쑤다.

무배당보험은 배당금이 없는 보험으로 1992년 처음 도입할 때는 배당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저렴하므로 배당금이 있는 유배당보험과 비교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보험사들이 무배당보험을 판매하면서 유배당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얼마나 싼 지 비교해서 알려주고 선택해 보라는 보험사는 한군데도 없다. 왜냐하면 보험사들이 유배당보험를 일찌감치 판매 중지해서 비교할 수 있는 보험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무배당보험 일색으로만 판매되고 있으므로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은 축소됐고, 적정보험료를 정산하는 기능도 사라져버렸다.

소비자들은 TV, 냉장고, PC 등 1~200만 원짜리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도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발품을 팔아서 알아본 후 가장 적합한 것을 구입한다. 하물며 수천만원(월 보험료 30만원 가정 시 10년이면 3600만원, 20년이면 7200만원임) 짜리 보험을 구입하면서 일부 설계사들은 가입자에게 기본적인 명칭 조차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가입시키며, 소비자는 뜻도 잘 모르면서 '상품설명을 잘 들었다'고 설계사가 시키는 대로 확인서에 싸인하고 가입하는 것이다.

변액보험, 종신보험, 무배당보험의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 보험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보험사나 감독당국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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