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허태열 비서실장은 인선배경 밝혀라

5·18 발포 책임자와 의문사를 낱낱이 조사하고 하나회 출신들이 국회의장이 되거나 지자체장이 되는 일도 없어져야 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5공을 아세요’를 제작한 서울대 학생들이 언론사에 인터뷰한 내용이다.

지난 18일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지 33년이 되는 날이다. 강산이 세 번 바뀌었지만 유가족들의 슬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발포 책임자와 풀리지 않는 의문사 등 실체적 진실이 속시원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산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과거는 또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과거사와 외환은행 사태다. 요즘 아베 총리의 침략 역사 부정과 하시모토 유신회 대표의 위안부 망언 발언을 보면 정말 가까이 할 수 없는 이웃나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삼일절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달은 론스타가 2조5천억대의 손해배상금을 돌려다라며 투자자 국가소송(ISD)을 제기한지 1년이 된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지난 10일 중재 재판장을 선임했다고 밝혀 본격적인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2003년 론스타는 산업자본임에도 외환은행 주식 51%를 불법 취득하고 2012년 하나금융으로 매각하면서 4조7천여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여기에다 금번 ISD 변호사 비용만 200억원대가 들어갈 예정이다. 패소하면 7조원대가 넘는 국부가 날아갈 판인데도 국회 차원의 특검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국내 언론들 역시 꿀먹은 벙어리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 매각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인사들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2003년 7월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결정하면서 ‘도장값’ 발언이 나온 조선호텔 ‘10인 비밀대책회의’ 참석자들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재정경제부 과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유재훈 금융감독위원회 과장은 금융위원회 증선위원회 상임위원, 주형환 청와대 행정관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인사들인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허태열 비서실장은 외환은행 매각과정과 함께 3인의 인선과정을 파악해서 대통령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해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 알베르 까뮈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인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주장하면서 했던 말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일본 정치인들의 잦은 망언, 론스타 게이트의 공통점은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때만 되면 갈등이 재연되어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알베르 까뮈 발언처럼 이제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외환은행 사태가 철저한 단죄를 통해 희망의 새시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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