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한 ‘인사검증시스템’

청와대 인사 검증시스템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사청문회 대상 국무총리와 장관급 내정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내정자들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그동안 청문회에서 나왔던 단골메뉴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현재의 청와대 인사 검증시스템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는 게 이미 드러났다. 지난해 ‘스폰서 의혹’으로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하루 만에 낙마한 뒤 인사 검증시스템을 대폭 강화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당시 ‘자기 검증진술서’ 항목을 대폭 확대해 재산형성 과정은 물론 납세와 병역, 논문,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납부, 소득공제 등 위반 가능성이 큰 항목을 중심으로 자진 신고토록 했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시스템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관실은 평소 후보군에 대한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후보 배수가 좁혀지면 검증 수준을 높여 후보자 수를 줄이고 있다.  이번에도 이러한 인사 검증기준을 적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비록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은 스크린 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른 장관 내정자들의 위장전입 의혹 등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게 청와대 검증팀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위법 사실은 걸러진다. 한 예로 50대 이상은 자녀 교육을 위해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문제가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위장전입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과 재산증식을 위한 위장전입의 구분이 사실상 어렵다. 위장전입에 대해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자녀교육 때문”이라고 말하면 관대하게 봐주기 때문이다. 현재 청문회 대상자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이현동 국세청장 등이 모두 ‘자녀교육’을 이유로 들고 있다.

과연 사실여부를 청와대 인사 검증시스템이 확인했는지 묻고 싶다.

정부 고위직 인사가 법 위반 경력 뿐 아니라 능력과 출신지역 및 학교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도덕적 잣대 이외에 업무능력과 출신지, 학벌 등을 고려하다 보면 인재 풀이 좁아져서 사안의 경중을 따져 법 위반 사실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하면 추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완벽한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임명권자의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은 이런저런 정치적 복선을 깔지 말고 국민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여야를 구분하지 말고 적당한 인재를 받아 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바람직한 인사 검증시스템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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