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획] 퍼펙트 프로그램 실시, 중고폰 시장 활성화 되나?

백성민 기자

정부의 중고폰 유통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2년 이상 사용한 중고 기기를 반납하면 기기 가격의 절반을 돌려주는 ‘퍼펙트 프로그램’이 국내에서 시행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KT가 먼저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정부는 해당 정책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중고 폰 시장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 등에 관해 정리했다.

▲ 삼성, 갤럭시S23 FE ‘퍼펙트 프로그램’ 출시

삼성전자가 지난 8일 출시한 ‘갤럭시S23 FE’는 앞으로 2년 사용하고 반납하면 기기값을 최대 절반 돌려받게 된다.

이는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정책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퍼펙트 프로그램’에 의한 것으로, 중고폰 유통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당 프로그램은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며, 삼성전자가 반납 시 최대 절반을 돌려주고 통신사는 첫 구매 시 공시지원금으로 지원해 가계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이다.

가장 먼저 KT는 6만 9000원 이상 5G 요금제로 개통하고 월 2000원 사용료의 ‘퍼펙트 프로그램’을 구독하면 공시지원금을 기기 가격 절반에 달하는 42만 4천 원 제공한다.

공시지원금과 반납 시 돌려받는 금액을 계산하면 사실상 기기 가격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퍼펙트 프로그램 정책이 첫 시행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FE' 모델
퍼펙트 프로그램 정책이 첫 시행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FE' 모델 [삼성전자 제공]

이어 LG유플러스는 최대 50만 원, SKT는 최대 15만 원의 공시지원금을 선보였다.

신제품 구매 보조금과 중고폰 시장은 언뜻 관련 없어 보이지만, 이용자 간의 거래가 아니라 기기를 돌려받은 삼성전자를 중고폰 공급자로 보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거의 확정적으로 기기를 돌려받을 수 있으며, 기기 상태에 따라 이용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다르기에 평균적인 기기 상태도 잘 유지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이렇게 돌려받은 제품을 수리·리뉴얼하여 다시 저렴한 가격에 중고폰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정부가 세운 중고폰 시장 활성화 정책의 목표이다.

▲ 대량의 지원금 정책, 카니발리제이션 우려도

이러한 지원금 정책으로 삼성전자가 얻게 되는 가장 큰 이득은 리퍼폰 판매 확대와 점유율 상승이다.

리퍼폰이란 리퍼비시 스마트폰의 약자로, 중고·고장 제품을 수리하거나 멀쩡한 부품만 모아 재조립한 제품을 말한다.

리퍼폰은 기본적으로 중고폰이기에 저렴한 가격대와 기업의 검수 및 수리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 중고거래보다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세계 리퍼폰 시장은 애플이 점유율 49%를 차지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중고폰 시장도 마찬가지로 애플의 점유율이 높을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5월에는 KT가 온라인으로 ‘아이폰 13 pro’ 리퍼폰을 출고가 대비 24%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했는데, 사흘 만에 매진된 바 있다.

리퍼폰 시장 수요층 대부분이 젊은 세대인 만큼 상대적으로 중고 단말에 대한 수요가 적은 갤럭시는 중고폰 시장에서도 애플과 경쟁해야 할 분위기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퍼펙트 프로젝트가 시장 활성화 측면에는 가능성이 있어도 비용 측면에선 제조사의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이유로는 먼저 퍼펙트 프로그램 지원금을 삼성전자에서 부담한다는 데 있다.

새 상품이 옛 상품의 점유율을 파먹는 자기잠식 '카니발리제이션' [자료=픽사베이]
새 상품이 옛 상품의 점유율을 파먹는 자기잠식 '카니발리제이션' [자료=픽사베이]

추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지원금을 분담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퍼펙트 프로그램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24개월 이후에 추가적인 비용이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제조사로 쏠리는 부담이 가중된다는 시각이다.

또 자사에서 내놓은 신제품과 기존 제품이 충돌하는 '카니발제이션'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신규 단말인 S23 FE나 리퍼폰 등 중저가 단말이나 중고폰 출시에 신규 단말 고객을 뺏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한국산학기술학회 관계자는 “리퍼폰과 같은 중고 시장은 수익성이 높다기보단 고객 만족도 제고와 홍보 등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중고폰 시장 확대가 기존 신규 제품 판매 저하와 연결되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중고폰 시장 확대, 제조사 대응 방침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IT 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고폰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 2022년 약 65조 원 규모였던 중고폰 시장이 오는 2033년이면 약 2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조사업체 CMI 역시 중고폰 시장이 2030년까지 약 19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삼성전자로서는 마냥 달갑지 않은데, 이는 최근 중고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침체기인 반면 애플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중고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던 제품은 아이폰12로, 올해 1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의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해외 리뉴드폰 판매 홈페이지
삼성전자의 해외 리뉴드폰 판매 홈페이지 [삼성전자 제공]

반대로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1분기 기준 지난해 대비 2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번 퍼펙트 프로그램을 통해 리뉴드폰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형성하여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리뉴드폰의 품질 관리를 높이고 적극적인 국내 중고폰 시장 확대로 고객 만족도와 신뢰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질의 리뉴드폰 공급을 통해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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