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폭염에 불타는 유럽…그리스·스페인·슬로베니아 산불 속출

함선영 기자

유럽이 폭염에 건조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산불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AFP·dpa통신에 따르면 그리스에서는 큰 규모의 산불이 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유명 휴양지 레스보스섬에서 전날 시작된 산불은 이틀째 계속됐다.

한때 주변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자욱하게 치솟은 화염이 헬기와 소방대원 접근을 어렵게 하면서 진화도 더뎌진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하던 소방관 1명도 다쳤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호텔 등지에 있던 관광객과 민가 주민 등 400여명을 상대로는 일찌감치 대피령이 내려졌다.

고령의 여성들이 비닐봉지에 소지품 몇 개만 챙긴 채 황급히 마을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북동부 에브로스 지역의 검은대머리수리 군락지로 유명한 다디아 국립공원 산기슭에서는 소방관 수백명이 불길을 잡기 위해 나흘째 구슬땀을 흘렸다.

이미 산림 피해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야생동물 일부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서운 기세로 검은 연기를 뿜고 있는 그리스 산불 (ilialive.gr/AP=연합뉴스)
무서운 기세로 검은 연기를 뿜고 있는 그리스 산불 (ilialive.gr/AP/연합뉴스)

크리스토스 스틸리아니디스 공공안전부 장관은 현지 언론에 "지형 자체가 험난한데다 바람이 자꾸 방향을 바꾸고 있어서 진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남부 펠로폰네소스와 크레타섬에서도 화재가 맹위를 떨치며 주민들이 부랴부랴 보금자리를 잠시 떠났다.

현지에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된 폭염 영향으로 산불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지역 기온은 42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그리스 기상청은 예보했다.

야니스 아르토포이오스 소방청 대변인은 "건조한 날씨, 고온, 강풍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스페인령 카니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서도 불이 나 주민 58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급하게 대피했다. 당국은 또 테이데 국립공원으로 불길이 접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등산객에게 몸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앙헬 빅터 토레스 카나리아 제도 주지사는 한낮 기온이 38도까지 오르고 있다며 "불을 최대한 빨리 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토에서는 갈리시아와 아라곤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을 잡기 위해 스페인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남부를 중심으로는 가뭄과 고온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 화재 위험 경보는 최고 수준인 '극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탈리아 근방 국경 지대 산불로 2천㏊ 넘는 산림 피해를 본 슬로베니아 카르스트 지역에서도 2천여명의 소방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특히 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15∼1918년에 이 일대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 과정에서 처리되지 않고 100년 가까이 남아 있던 불발탄이 행여 폭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서 작업이 쉽지 않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인근 이탈리아에서는 강풍으로 불길이 번질 수 있어서 고리치아 주민 약 350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소방대는 덧붙였다.

체코에서도 독일과 인접한 보헤미안 스위스 국립공원에서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약 7㏊가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은 올해 유럽에서 51만7천881㏊(5천178.81㎢) 면적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잃은 47만359㏊(4천735.9㎢)를 웃도는 규모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럽#산불#그리스#스페인#슬로베니아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실리콘밸리의 거물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인공지능(AI) 기반 치과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Dentio AB)’의 프리시드(Pre-seed)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며 초기 투자에 나섰다.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코어위브에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를 추가 투자하며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이번 투자는 최근 코어위브의 재무 구조와 사업 지연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