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다시 헌재 심판대 오른 사형제…오늘 존치·폐지 공개 변론

김영 기자

한국 사회의 오래된 논쟁거리인 사형제가 12년 만에 헌법재판소 공개 법정에 다시 올라온다.

헌재는 14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형법 41조 1호와 250조 2항 중 '사형'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 변론을 연다.

헌법소원 청구인은 2018년 부모를 살해한 A씨다. A씨는 1심에서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A씨와 함께 2019년 2월 사형제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이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이번 헌법재판의 쟁점은 사형제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반하는지, 기본 중의 기본 권리인 생명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인지 등이다.

청구인 측은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므로 법적 평가를 통해 박탈할 수 없다"며 "사형제보다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절대적 종신형 등으로도 범죄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사회 보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사형의 범죄 억제 효과에 대해선 일치된 과학적 연구 결과가 존재하지 않고, 오판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폐지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법무부는 "사형은 국민 일반에 대한 심리적 위하(위협)를 통해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고, 특수한 사회악의 근원을 영구히 제거해 사회를 방어한다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며 "생명을 잔혹한 방법으로 해하는 등 인륜에 반하고 공공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범죄자에게 죗값을 치르도록 하는 정의의 발로"라고 맞선다.

법무부는 아울러 "사형제에 따른 생명의 박탈을, 극악무도한 범죄로 무고하게 살해당했거나 살해당할 위험이 있는 일반 국민의 생명권 박탈과 같게 볼 수 없다"며 "두 생명권이 충돌하면 무고한 일반 국민의 생명권 박탈 방지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판 가능성'은 사법제도 자체의 숙명적 한계이지 사형제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한다.

헌법재판소

헌법이 사형제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놓고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군사재판을 다룬 헌법 110조 4항에서 양측은 충돌한다.

이 조항은 "비상계엄 하의 군사재판은 군인·군무원의 범죄나 군사에 관한 간첩죄의 경우와 초병·초소·유독 음식물 공급·포로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해 단심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단서를 달았다.

법무부는 이를 근거로 "헌법은 사형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 측은 "헌법 110조 4항은 사형제가 헌법상 근거 없이 법률로 도입돼 운영되던 현실에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군법상 사형의 근거만 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날 공개 변론에는 청구인과 법무부 외에도 법학자 3명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재판관들에게 의견을 설명한다. 청구인 측은 허완중 전남대 교수를, 법무부는 장영수 고려대 교수를 각각 선임했다. 헌재가 직권으로 선정한 고학수 서울대 교수는 사형제의 범죄억지력에 관한 국제 학술계의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1953년 제정 형법부터 존재한 사형제는 수십 년에 걸쳐 논쟁의 대상이 돼왔고 헌재가 직접 위헌성을 따진 것만 1996년과 2010년 등 이미 두 차례다. 헌재는 1996년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2010년에는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이 나오려면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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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사형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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