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法, 이재용 부회장 영장심사 종료...‘대가성’ 인정여부가 핵심

윤근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17.2.16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이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이 부회장의 혐의 중 핵심인 ‘대가성’ 인정 여부에 달렸다.

박 특검팀은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의 사익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측에 사상 유례없는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죄질이 매우 무겁다는 점을 부각했고 이 부회장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한 청탁은 없었고 이에 따라 대가성 자금이라는 특검의 논리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7시간의 마라톤 영장실질 심사...결과는 새벽중에 나올 수도◇

16일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 아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7시간 30분동안 이어졌다.

법조계는 이 부회장에 대한 혐의 입증에는 433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만큼 대가성 여부 인정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양재식(52·사법연수원 21기) 특검보를 선두로 '특수통' 윤석열(57·23기) 선임검사, '대기업 저승사자'라 불리는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 등 최정예 수사검사 5명을 투입했고 이 부회장 측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55·16기)·문강배(57·16기) 변호사 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들을 내세웠다.

이날 영장 심사 결과에 따라 활동기한을 12일 남겨둔 특검 수사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은 물론 삼성그룹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자정을 넘겨 17일 새벽께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심사를 받은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거의 동시에 구속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영장 기각이후 공정위까지 쓸어가며 이 부회장 옥죄기 나선 특검◇

특검팀은 삼성의 자금 제공이 최 씨와 공모한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후 대가 관계 소명에 약 4주간 수사력을 집중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것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려고 경영권 승계 문제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한 것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뒤 경영권 공백과 3세 승계가 현안으로 대두한 상황에서 박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2014년 9월, 2015년 7월, 2016년 2월 세 차례 단독 면담에서 모두 경영권 승계 논의가 있었다고 특검은 주장했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자체뿐만 아니라 이 합병으로 강화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판단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해 뇌물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가 삼성그룹 순환출자 문제를 검토한 후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천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으나 청와대 등 윗선의 압력을 받아 처분 규모를 줄였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삼성 SDI가 처분해야 할 통합 삼성물산 주식이 500만 주라는 판단을 2015년 12월 내놓았는데 이런 결론을 내린 과정을 특검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 부회장 측, 대가성 인정 부인 속 구속시 국가경제 영향 강조◇

특검의 이런 시도에 대해 삼성은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맞서고 있다.

1차 영장과 마찬가지로 큰 틀에서의 범죄사실과 사건 흐름이 달라지지 않아 판단을 달리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범죄사실에 추가된 합병 이후의 주식 처분 문제도 로비나 청탁의 결과가 아니라 정당한 이의 제기를 통해 처분 규모를 축소한 것이라는 게 변호인단측 입장이다.

여기에 특검이 사실상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삼은 안 전 수석 수첩도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특검에 제출됐다며 증거로 쓰이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또 매출 300조가 넘는 국내 1위 기업의 총수가 구속될 경우 초래될 경영 공백, 투자·고용 차질,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열거하며 설사 혐의가 있다 하더라도 불구속 수사가 합당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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