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칼럼] 최순실씨의 이유 없는 항변

쫒기는 쥐가 궁지에 몰리면 마지막으로 발악을 한다. 돌아서서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고양이에게 달려들 수도 있다. 25일 특검의 체포영장발부로 검찰의 호송차에서 내리며 “민주 특검이 아니다”, “억울하다”, “자백을 강요한다”며 고함을 치는 최순실씨를 보면서 얼핏 생각나는 것이 궁지에 몰린 쥐의 몸부림이 생각났다.

구속되어 조사를 받는 피의자도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률상의 정당한 인권확보를 위한 항변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 호송차에서 내려 고함을 지르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유 없는 항변에 실소를 금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최순실은 ‘건강상의 이유’등을 들어서 검찰의 소환에 무려 6차례나 불응하였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고의적인 조사기피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녀는 처음 검찰에 소환당할 당시에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하며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그녀의 각종 국정농단사태를 알고 있는 국민들이 이런 그녀 모습을 보고 과연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인간은 고의든 실수든 국법상의 범죄나 도덕적인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참회하고 회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양심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특검의 체포영장에 의하여 호송되면서 보인 최순실씨의 항변에서는 조금도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동안 줄곧 보여 온 ‘고개 숙인 모습’은 연출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과정에 유리한 결과를 유도하려는 일종의 어설픈 연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이없는 국정농단으로 국정에 대혼란을 야기하고 헌정질서를 문란케 하여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면 법적 단죄 이전에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진정으로 참회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 것이 크게 비뚤어진 생각을 바로잡고 땅속에 묻어버린 양심을 한 자락이라도 되찾을 수 있는 길이다. 이유 없는 항변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국민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아직 채 아물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의 깊은 상처에 덫을 내게 하여서는 안 된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