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 눈] 오뚜기 상속세에 놀랄 수 밖에 없는 이유

박성민 기자

최근 오뚜기와 관련해 상속세 부분이 업계에서 회자됐다.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은 지난 해 9월 12일 별세했다. 향년 86세였다. 이후 지난 해 12월 22일 장남인 함영준 회장에게 고 함 명예회장의 지분 전량인 46만5543주(13.53%)가 전량 상속됐다. 3500억원 수준이다. 계열사 조흥 주식(1만8080주, 3.01%)도 그에게 넘어갔다. 이로써 오뚜기 승계는 마무리됐다.

이후 함 회장의 오뚜기 지분은 15.38%에서 28.91%로 변화되며 그는 최대주주에 올랐다. 함 명예회장은 1990년대 말부터 경영권을 장남에게 넘겼으나 최대주주 자리는 계속해 지켜왔다.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원 이상의 상장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 50%가 부과된다. 함 회장이 낼 상속세는 1500억원대 넘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상속세법에 따라 수천억대의 상속세를 나눠 내기로 했다. 5년간의 분납이다.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속세가 2000만원 이상일 경우 최대 5년간 분납할 수 있다. 그는 앞으로 매년 수백억원대의 상속세를 분납해야 한다.

함 명예회장은 2015년 말부터 두차례에 걸쳐 오뚜기 주식 13만5000주(3.93%)를 기부했다. 함 명예회장은 2015년 11월 오뚜기 3만주(0.87%)를 장애인복지재단인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당시 오뚜기 주가 시세로 환산하면 315억원 규모다.

또 별세하기 사흘 전인 9월 9일에도 오뚜기 10만5000주(3.06%)를 오뚜기재단에 기부했다. 오뚜기재단이 보유한 오뚜기 주식은 기존 17만주(4.94%)에서 27만5000주(7.99%)로 늘어났다. 오뚜기재단은 대학생, 식품산업 학술 분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기부와 관련된 것이다.

함 명예회장은 국내 식품산업을 일군 1세대 경영자다. 1969년 풍림상사(현 오뚜기)를 설립했다. 현재 오뚜기는 케찹과 마요네즈 등 24개 제품군에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때문에 오뚜기는 2015년 시식사원 1800여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현재 오뚜기의 비정규직은 0명이다.

이는 당연한 납세이겠지만, 여론은 이 일을 오히려 색다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이같은 상황에서 불법을 행했던 것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상속세를 제대로 치르지 않고 회사 경영권을 승계시켰다"라는 기사 내용과 '증여세와 상속세 회피'와 같은 기사 제목을 우리는 수없이 보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의 상속세 납세와 관련해 여론은 긍정적 눈길을 주고 있다. 3500억원 수준의 액수를 상속 받았고 1500억원의 상속세를 낸다는 것, 편법 상속과 상속세 회피가 만연하는 이 나라 풍토를 생각했을 때 법으로는 당연하기에 놀랄일이 될 수 없겠지만 놀랄 수 밖에 없는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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