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전경련 '美 BRT형 쇄신안' 부상…경제단체 존속 무게

내주 회장단회의서 전경련 향로 논의

와해 위기에 몰려 쇄신안을 마련 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싱크탱크 전환 대신 경제단체 성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구체적인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치마킹할 구체적인 모델로는 미국의 경제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 부상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기총회가 예정된 2월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사들과 물밑 접촉을 하는 등 의견 수렴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지난달 하순 주요 회원사들에 미국의 경제단체인 BRT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쇄신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최고경영자들의 친목 도모와 로비 단체로 기능하는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벤치마킹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민간 경제연구소 전환 대신 경제단체 지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72년 설립된 BRT는 미국 2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정부 등을 상대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다. 원래부터도 한국의 전경련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BRT는 기업의 목소리를 내는 데 치중할 뿐 기부나 재단 설립 등 사회협력 활동은 하지 않아 '정경 유착'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는 'BID(영국 관리자협회)'가 비슷한 성격을 띈 경제단체라 할 수 있다. 기업인 1천여명을 회원으로 둔 BID는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기업의 경영 활동 방향이나 법인세 인하 문제 등에 대한 기업인 의견 수렴에 역할을 하곤 했다.

전경련은 초기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언급했던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부 문화가 취약한 등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쇄신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작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관계자는 "민간 경제연구소 전환보다 경제단체 지위를 유지하는 쪽이 위상 면에서도 낫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전경련이 오는 12일 주요 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회장단회의를 예정대로 추진하는 가운데, 이 자리에서는 여러 쇄신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전경련이 지금처럼 '경제단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느냐 '싱크탱크'로 전환하느냐의 두 가지 갈림길을 놓고 결론 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석률이 관건이다. 지난해 11월엔 참석 저조로 정기 회장단회의가 한 차례 무산됐다.

이번에도 참석을 확정한 총수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 SK, LG[003550], KT[030200] 등 탈퇴를 선언한 회원사들은 참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잡혀 있는 일정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회의를 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회장단회의에서는 2월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의 후임자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000880] 회장, 조양호 한진[002320]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이 본인 뜻과 무관하게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허 회장이 사퇴하는 2월 총회 전에 열리는 마지막 회의인 만큼 이마저도 무산되거나 쇄신안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전경련 와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변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모금 및 설립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과 재벌을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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