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칼럼] 국무총리의 과잉의전

인간의 사고와 습관은 행동을 지배한다. 오늘날 전개되고 있는 박-최게이트는 박대통령의 사고와 습관이 진화와 발전을 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97년대 권위주의 시대에 통치자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일방적인 의사결정과 소통, 자기중심주의, 수직적 인간관계 등이 사적 생활뿐만 아니라 통치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고, 그러다 보니 21세기 민주주의에 걸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행태들이 근래 국민들이 통탄하는 망국적 국정농단 등 여러 가지의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문제가 황교안 국무총리의 주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권위주의시대에 공권력을 지닌 사람들 주위에서 등장하고 있는 요란스러운 의전방식이 연거푸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8일 KTX오송역에 있는 버스 대기장소에서 총리를 모시는 과잉의전문제가 발생하였다. 황교안 총리가 내린다고 시민들이 버스를 대기하는 장소에 고급승용차가 몇 대 주차하면서 시민들이 사용하는 버스는 반대편으로 옮기도록 요구하였다. 이로 인하여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20여분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런 문제는 KTX서울역앞 플랫폼에 승용차를 갖다 대어 시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 때 이미 발생된 적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시 이런 작태가 발생하는 것은 결국 총리와 그를 모시는 주위 공무원들이 아직 지난 권위주의의 인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l 이 땅의 주권자는 국민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를 치르는 것도 아니면서 한 사람의 고위공직자의 편의와 외형상 권위를 세워주기 위하여 여러 국민들이 불편하거나 보기에 편치 못한 모습을 연출하는 장면을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전제군주국가나 중세봉건주의시대의 유물이며 권위주의체제의 낡은 옷이라고 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지나친 의전이 아직도 이 땅에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고위공직자와 그 주위에서 의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시대의 변화와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잘 알지 않으면 안 된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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