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대통령 리더십의 오류와 한국의 비극

우리나라는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정국이 혼돈의 와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수사의 초점이 최순실과 그의 가까운 지인들 그리고 청와대 비서관들에 맞추어지는듯 하다가 드디어 박대통령이 수사의 당사자가 되고 말았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사당국은 물론이고 국민들 대다수는 이번 사건에 있어서 문제의 근원에는 결국 박대통령이 깔려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그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그리고 특검도 조만간 시작되기 때문에 수사결과가 나타나면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더욱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전국에 걸친 국민들의 대규모시위에서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퇴진요구가 분명하게 드러난 이상 박대통령의 정상적 업무수행은 더 이상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비극적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시기는 불명확하지만 내년에는 어차피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개인적 또는 국가적 차원의 비극을 재현하지 않기 위하여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진지하게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 의문은 박대통령의 리더십이 과연 오늘날 우리나라에 적합한 것인지를 분석해 보는데서 시작될 수 있다.

지금은 사회적 기술적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리 진행되고 있으며 인적 물적 교류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면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글로벌시대이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상당히 높고 지적 에너지도 높지만 이념적 대립이나 지역간 갈등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 이런 시대 이런 나라에서 대통령을 제대로 하자면 정확한 현실인식과 예리한 상황 판단력,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공공정책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지식, 갈등조정과 통합을 할 수 있는 능력, 정보와 지식을 늘리 흡수할 수 있는 열린 마음, 유능한 인재를 골고루 등용할 수 있는 포용력 등이 두루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박대통령이 이런 자질과 능력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어떤 요소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합격점을 주는 이는 드물 것이다. 거의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국정을 수행하고 인사관리를 하여왔던 과정을 보면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이 제대로 행사된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리려 오만과 독선, 불통과 담장쌓기, 정치인간 편가르기, 공식적 조직보다 비선조직 의존경향 등이 너무나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은 권위주의 체제나 옛날에 존재했던 전제국가의 군주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통치자의 리더십 행태들이다. 이른바 친박이라는 사람들과 적지 않은 정치인들은 이런 시대착오적 리더십행사에 맹목적으로 순응하여 왔으며, 그것을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오인하여 왔다. 그 과정에 자신들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면서 나라가 망가지고 있는 것을 묵인하거나 방치하여 왔던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는 시대적으로 뒤떨어지거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리더십을 지닌 대통령을 다시 뽑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식정보사회를 이끌어 갈 능력이 없는 무지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하여서도 안 된다. 수십년 전에 형성된 습관과 태도로 오늘날의 사람을 분간하고 문제를 재단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은 대통령이 행사하는 리더십의 오류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격을 떨어뜨리며 국가발전을 가로막고 사회안정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잘못된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하여 국가적 비극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 국민들이 다가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엄중한 역사적 과제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