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오피니언] 미국의 대선이변과 한국정부의 대응

유재수 기자

미국 대선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의 트럼프가 승리하였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에서는 선거기간 중 줄곧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이런 예측을 뒤엎고 공화당의 트럼프가 낙승을 거둔 것이다.

이런 선거결과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에서 놀랍고도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럼프는 여러 가지 기행과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은 대부호로써 전 세계의 많은 시민들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 인물로 생각하였고, 또 국가적 차원에서나 미국의 세계적 위치로 보아 바람직하지 않은 리더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특히 그가 내세운 공약들은 비합리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정책들이 적지 않았다. 자국 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호무역의 장벽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이와 관련되는 각 종의 지역간, 국가간에 체결된 국제적 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하겠다고 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번창하다 쇠락한 미시간에서는 “미국산 자동차가 지금 대부분 멕시코에서 만들어진다. 당신의 자동차 산업이 도둑 맞았다. 내가 되찾아주마.”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한 바 있다.

그리고 트럼프 선거본부는 ‘미국 전역의 인프라의 민영화’를 선언하였다. 트럼프가 선거 유세중 “ 지금 미국의 다리들은 무너져 내리고, 공항청사는 제3세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하면서 “클린턴이 공약한 인프라예산의 두 배를 확보하여 낙후한 인프라를 고쳐놓겠다”고 멘트를 하고 다녔다.

그 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더 의미 있는 공약은 방위비 자체부담의 원칙이다. 한국방위를 위하여 들어가는 인적 물적 자원에 투입된 경비는 원칙적으로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런 기준이 이행되지 못할 경우 미군의 철수까지 거론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승리는 현실이 되었다. 세계경제는 벌써 요동치기 시작하고 있다. 많은 국가의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변하고 있으며, 각국의 정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여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라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은 어떠한가? 세계 2위의 무역상대국이고, 북한 핵위협 아래서 국가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미국에서 한국정부가 대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 시점에도 한국정치는 혼돈의 늪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이미 국가원수로서의 신뢰와 통치력을 상실하였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다시 전면적으로 재개편되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이제 국제적 환경의 변화는 우리로 하여금 외교, 국방, 통상 등에서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정책과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누가 과연 이런 중차대한 과제를 준비할 것인가? 기업들도 나름대로 적응적 변화를 하고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결국 공공정책결정을 하는 정치엘리트와 정부의 고위관료들이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이들이 쉽지 않은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서는 유능하고 도덕적인 정치지도자가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일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새로이 구축되고 깨끗한 정치문화가 뒷받침되기 않으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박대통령은 하루빨리 2선으로 물러나고 신망이 있는 총리를 중심으로 거국적 중립내각이 새롭게 재구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시간이 없다. 조금이라도 정부가 대응하는 시간이 늦게 되면 우리나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쇠락의 길로 가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통치권자와 공직자, 그리고 국민 모두는 후손들 앞에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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