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최순실의 국기문란사건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주요정책결정과 집행, 인사관리는 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법치주의 국가이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봉건주의국가에서도 존재하기 어렵다는 국기문란사건이 발생하였다. 소위 비선실세라고 하는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가다듬고, 국무회의 발언 자료를 읽어보고, 청와대의 주요인사에 미리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박대통령은 이런 사실에 대하여 나름대로 해명하고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그 정도의 해명과 사과만으로 진상이 밝혀지고 국민들이 순순히 사과를 받아들이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나 미흡하다.

유출된 문건에는 2014년 3월 28일에 있었던‘드레스덴 선언’, 개성공단 폐쇄 등에 관한 지극히 중요한 국정과제에 관한 것 까지 있었다. 그렇다면 이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나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최씨 주변에는 국정전반을 논의하는 비선모임까지 존재하였다고 청와대의 민정수석추천에 관한 흔적도 보인다고 한다. 이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국정농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면 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조직과 운영을 주도하였다는 정황은 충분히 납득이 가고도 남는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청화대의 참모들이나 이른바 친박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특히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통령주변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은 어떻게 하고 있었는가? 이미 벌어진 국가적 차원의 비극을 어찌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의 원인은 철저하게 밝히고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엄중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길만이 이 나라에 다시 이처럼 부끄러운 작태가 재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 중앙지검은 검사 7명을 동원하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관련자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의 횡령에 국한하여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것 못지않게 재단의 생성배경과 정체성, 그 설립과 자금모금에 관여한 주체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두 재단의 관리문제는 최씨를 중심으로 전개된 국기문란 및 국정농단사건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고 철저하게 밝혀내자면 결국 특검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도 측근비리에 대하여는 모두 특검을 실시한 바 있고 그래야만 수사결과에 대하여 국민들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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