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두테르테, 반중여론 속 첫 방중일정 시작…'실리외교 시험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최근 '반미 친중' 행보를 거듭하는 가운데 18일 저녁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 취임 후 첫 국빈 방중일정에 돌입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반중 여론 우세한 국내여론이 있음에도 친중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친미반중행보 속에서 필리핀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갈등하는 상황에서 두테르테의 방중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이례적인 比대통령 방중…中, 최고 예우로 관계 증진 노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찾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부터 21일까지 3박4일간 머물면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비롯한 주요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방중은 중국의 최대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고 필리핀과 미국의 관계를 더 벌어지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을 제외한 외국을 찾은 것도 처음이다.

두테르테는 방중에 맞춰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필리핀의 마약소탕전을 비판해 온 미국과 달리 "중국은 단 한 번도 비판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우리를 조용히 도왔다"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오는 20일로 예상되는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비롯한 주요 양자현안과 함께 양국관계의 개선 발전 방안과 기초시설(인프라) 건설을 비롯한 경제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Scarborough Shoal·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에 필리핀 어선의 접근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무역 및 투자를 비롯한 각종 협력문건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은 시 주석 외에도 권력 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별도회동도 마련함으로써 외국 정상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준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

두테르테 친중행보 "개인적 반감아닌 필리핀 경제위한 행보일 것"

두테르테 대통령이 반미친중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미국에 대한 개인적 반감보다는 철저한 실용주의에 따라 '반미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손잡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 확장을 저지하는 것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 등 관계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30억 달러(3조4천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유가와 세계경기 둔화로 해외파견노동자와 외항선원의 실직이 잇따르고, 수출이 17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어려움에 부닥친 필리핀 경제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행보에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주요 기업인 400여 명을 동행시켰으며, 대선 핵심 공약 중 하나인 필리핀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중국 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중국 정부와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국민 55% "중국 못 믿어" 여론조사 나와

필리핀 여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기존 정권의 친미중국견제정책과 등지는 친중행보 가운데서도 여전히 중국에 호의적이지 않다. 여전히 미국을 중국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보고 있다.

18일 인콰이어러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업체 SWS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필리핀 전국 성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대만, 호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7개국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5%는 중국을 '거의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을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고, 1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가 '매우 신뢰한다'고 답해 조사대상 7개국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에 대한 불신을 거듭 드러내며 중국,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추진해 온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상반되는 것이다.

SWS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필리핀 국민의 신뢰도는 2010년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실리콘밸리의 거물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인공지능(AI) 기반 치과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Dentio AB)’의 프리시드(Pre-seed)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며 초기 투자에 나섰다.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코어위브에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를 추가 투자하며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이번 투자는 최근 코어위브의 재무 구조와 사업 지연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 싱가포르에 240억 달러 규모 메모리 공장 건설

마이크론, 싱가포르에 240억 달러 규모 메모리 공장 건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싱가포르에 240억 달러(약 34조7000억원)를 투입해 대규모 신규 메모리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올려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