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지카바이러스, 국내 전파 가능성 충분...일본 뎅기열 사태와 병원체 유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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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연구소 윤인규 뎅기백신사업단(DVI) 단장이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연구소에서 지카(Zika) 바이러스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 윤인규 뎅기백신사업단(DVI) 단장이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연구소에서 지카(Zika) 바이러스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 윤인규 뎅기백신사업단(DVI) 단장이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연구소에서 지카(Zika) 바이러스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당장 확산할 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건이 맞아떨어진다면 그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죠."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사업단(DVI) 단장은 국내 거의 유일한 지카바이러스 전문가다. 하지만 그런 그도 5일 연구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윤 단장은 "잘 모른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아직 "자세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윤 단장은 설명한다.

지카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증세가 심하지 않은 가벼운 열병을 일으킨다. 두드러기나 충혈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걱정거리인 이유는 임신부가 감염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두증'(microcephaly) 우려 때문이다.

윤인규 단장은 "한 사람의 인생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두증과 이 바이러스의 연관성은 거의 명확히 드러났지만, 이외에 길랑바레 증후군이나 다른 증상과의 관계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국내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윤 단장은 설명했다. 지카에 감염된 사람이 한국에 입국하고, 이 사람의 혈액을 섭취한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또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들이 단시간 내에 한국에서 맞아떨어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당장이 아닌 1년,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조건이 겹쳐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단장은 2014년 일본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도쿄 도심의 '요요기 공원'을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 70여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일본 내에서 뎅기열 전파가 일어난 것은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당국은 문제가 된 공원을 57일 동안 폐쇄했다. 뎅기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지카바이러스와 같은 '플라비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바이러스는 유전적으로 70% 정도가 유사하다고 한다. 두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 모기도 흰줄숲모기나 이집트숲모기로 같다.

윤 단장은 "지카뿐 아니라 뎅기열·치쿤구니야 등 신종 감염병은 환자 수와 감염 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물론 미래를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급격한 확산이 일어날 확률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효과적인 모기 차단법이 개발되는 등의 변화가 이런 미래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은 사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 백신이 개발된 뎅기 바이러스와 지카가 같은 플라비바이러스군에 속해 있다고는 해도, 바이러스마다 다른 특성을 분석하는 게 먼저인데, 그 연구 자료 자체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윤 단장은 설명했다. 가령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경우, 지카에 면역이 생기는지, 혹은 증상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지 등도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로 IVI의 지원을 받아 개발돼 일부 국가에서 허가를 받은 뎅기열 백신의 효과도 아직 완벽하다고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단장이 몸담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는 서울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다. 백신 개발을 지원해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목적으로 유엔개발계획이 주도해 설립했다.

윤인규 단장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예일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윤 단장은 뉴욕대학교 의학대학원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미군 군의관으로 활동하며 줄곧 군 병원에서 공공보건 연구를 계속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주한미군 용산기지 병원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윤 단장은 "한국어를 말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지만 알아듣기에는 문제가 없다"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기자가 한국어로 질문하면, 윤 단장이 영어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어, "공공보건 분야의 연구를 계속해왔기에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보급하는 IVI의 비전이 매력적이어서 이곳을 선택하게 됐다"며 "본부가 한국에 있지 않았어도 이 직장을 선택했겠지만,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어떤 면에서 내 흥미를 더 끈 것도 사실이다"라며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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