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수능 만점자, 입시에서 탈락하는 사례 매년 발생해... '성적 인플레이션'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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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은 대학 자유이용권이 아니었나?

기자가 고등학교를 다닐 적엔 선생님들이 '대학 자유이용권'이란 말을 우스갯소리로 많이 사용했었다. '수능 만점'을 맞으면 가고 싶은 대학을 마음대로 골라 갈 수 있다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어는 과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다니, 얼마나 꿈같은 일인가?

실제로 같은 반이었던 공부 잘 하는 녀석 하나가 수능 만점을 받아 서울대 의대와 기계과 중 어디를 지원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어느 과에 원서를 넣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1차에 바로 붙었던 것은 기억난다. 그 녀석은 합격 발표 페이지에 수험번호를 입력할 때도 긴장 한 번 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이 붙을 거라 믿었으니까 말이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16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가 29명, 2014학년도가 33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은 것이다. 매년 60만 명가량이 응시한 것에 비하면 만점자 비율은 매우 적은 편이다. 올해 수능이 유독 어려웠던 탓도 있다.

경쟁이 심해져서인지 몰라도, 요즘엔 수능 만점을 받아도 대학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지난 2015학년도 수능에선 만점자 세명이 연세대 의예과 정시모집 1차 합격자 발표에서 무더기로 탈락했다. 당시 연대 의예과는 23명을 선발했는데, 정시는 수능을 90%, 내신을 10% 반영했다. 경쟁률은 5.7대 1이었다.

수능 만점자 중 수시에 지원한 인원들도 대거 불합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시모집에 원서를 낸 수능 만점자 15명 중 11명이 불합격한 것이다. 탈락자 5명은 수시 서울대 의예과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밖에 연세대 의예·경제·행정학과 논술전형에 지원했던 만점자 5명도 합격권에 들지 못했다. 이 경우 정시와 내신 점수 차이가 거의 없어 논술이 합격 여부를 좌우했다.

2014년엔 자연계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학생이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에서 탈락했다. 이 경우 역시 인적성 면접 등 '수능 외 요인'이 변수로 작용했다. 최상위권 학생들 간엔 성적 차이가 거의 없어, 만점을 받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차라리 '서연고'가 아니더라도, 수능을 100% 반영하는 의대에 '안전빵'으로 지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수능 만점자의 운명이 녹록지 않게 되어버린 건, 성적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하며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수록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들어가기도 까다로워진다. 성적상 하자가 전혀 없는 '수능 만점자'가 재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점자가 이 정도니 다른 학생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더할 것이다. 정말로 학생에게 가혹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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