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GS 임원인사, 재벌 4세의 약진이 탐탁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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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4세, 임원되는 데 3.5년 소요

GS그룹은 1일 GS에너지 대표이사에 GS[078930] E&R 하영봉 사장을 임명하고 GS파워 손영기 사장을 GS E&R 대표이사 겸 GS EPS 대표이사로 전보하는 등 사장단 및 임원 4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2003년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12년간 이 회사를 이끌어왔던 허승조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용퇴했다. 허 부회장은 고(故) 허만정 창업주의 2세들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이로써 GS가(家) 2세들은 그룹 계열사 경영에서 모두 물러나게 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허승조 부회장과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한 지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허창수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으며,  오너 일가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역시 전무로 승진했다. 또한 허서홍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이 상무로 신규 선임되는 등 4세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ERRI경제개혁연구소가 국내 20개 재벌그룹 오너가의 승진연한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입사 이후 임원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6.57년, 사장이 되는 기간은 14.78년, 그룹 회장으로 올라서는 기간은 26.48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벌 3~4세의 경우 평균 28세에 입사하여 3.5년 만인 31.5세에 임원직에 오를 정도 승진이 빠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일반 대학 졸업자 직원이 평균 21년 소요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른 것이었다.

해외 선진국이라고 오너 창업 3세가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서도 현장에서 충분히 지식을 쌓은 해당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지 않는다면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는다. 잘 알려진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의 경우, 창업자의 후손이 지분 등으로 간접적인 경영참여를 하려면 우선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월마트나 BMW 등에선 기껏해야 이사회의 비집행 이사, 감독이사회의 이사 등 경영권에서 배재된 직책만 맡고 있다.

오너가의 경영참여,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나?

물론, 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가 부정적인 효과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소유 집중과 기업성과에 관한 연구 결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는데, 소유의 집중은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켜 기업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도 2000년대 초반까지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가족 기업이 매출, 고용, 기업가치 등에서 우월한 성과를 나타낸다며  경영적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국내 학계의 연구는 대부분 지배주주의 영향력이 막강한 기업집단에 대한 가족경영을 대리인 문제를 방지하는 경영체제로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전문경영인에 의한 독립적경영체제가 보다 효율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등 이해관계자의 소유분산이 기업 가치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 3~4세에 대한 학자로 구성된 전문가의 인식도 조사 결과, 재벌 승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영권이 자녀에게 승꼐되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도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6%으로 부정적 인식이 증정적 인식보다 4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점으론 '경영능력 미검증'(36.67%), '불법편법상속'(30.83%), '경쟁 없는 승계' (19.17%), '승계 과정의 불투명성' (13.33%) 등이 있었다. 이외에 '대중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줌', '가문승계경영 장기회 우려'등의 우려도 제기되었다. 장점으론 '경영권 안정'(47.17%), '기업의 예측가능성 향상'(39.62%)', 이외에 '경영에 대한 높은 책임감', '경영 및 사업의 지속성', '낮은 대리인 비용' 등이 꼽혔다.

물론, 재벌 총수 및 그 일가 모두가 불법과 관련되어 있거나, 오너가 2~4세 모두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경영권을 승계받은 것은 아니며, 존경할 만한 기업인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재벌가가 보여준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한 모순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조세제도 및 복지제도 등 재분배 기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형성된,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평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능력을 중심으로 한  공정∙투명한 인사 정책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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