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광고에 넣으면 '반드시' 실패하는 상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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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이 '금기 마케팅'을 시도했다가 거센 항의만 받고 퇴장하고 말았다.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용 가능한 TV 드라마(The Man in the High Castle)를 홍보하기 위해 뉴욕 지하철 좌석에 전범기인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구 일본제국의 욱일기 이미지를 씌웠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승리한 상황을 그린,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지하철 객실을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지하철이 운행되기 시작하자 아마존닷컴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뉴욕 대중교통 운영기관인 메트로폴리탄 교통 당국(MTA)은 2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구간의 셔틀에서 진행된 아마존닷컴의 광고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 광고가 기술적으로는 MTA의 기준에 맞지만, 무책임하고 홀로코스트 생존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광고"라고 비판했다.

 

뉴욕지하철에 설치된 아마존의 광고
뉴욕지하철에 설치된 아마존의 광고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는 모두 '파시즘'의 상징이며, 2차 세계대전의 피해를 입은 국가엔 독재와 학살을 연상케 하는 '금기'다. 한국에서도 간혹 연예인이 이 문양이 들어간 옷을 입어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은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탓에 특히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비록 아마존이 나쁜 의도를 갖고 이 마케팅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금기 마케팅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하켄크로이츠는 본래 세계 각지에서 퍼져있던 문양으로, 힌두교와 불교, 민속 신앙을 비롯한 수많은 종교에서 사용하던 '평범한' 심벌이었다. 중국에선 '혜성'의 상징,  동유럽 지역에선 '천둥', '번개' 신의 상징으로 여겼으며, 독일에선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이 심벌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군국주의와 학살의 상징이 되었고, 종전 이후 나치 독일의 반인류적 패악이 드러나자 어떤 의도로든 사용할 수 없는 '금기'가 되었다.

욱일기는 해가 빛을 발하며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깃발이다. 본래 일본 어촌에선 만선을 기원하는 문양으로 쓰였으며, 현재도 일본 내에선 군대 외에 스포츠 경기나 축제 등 민간 영역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을 당했던 대한민국과 중국, 동아시아 등에선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어, 게양하거나 도안이 노출되는 경우를 정서적으로 꺼린다. 2013년엔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 욱일기를 포함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쟁과 관련된 금기는 수없이 많다. 소련 등 구 공산진영에서 사용하던 '낫과 망치' 문양은 동유럽 국가 대부분에서 하켄크로이츠와 비슷하게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며, 이스라엘 국기에 그려져 있는 '다윗의 별'은 대립 관계에 있는 중동 이슬람 국가 대부분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지난 6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 교회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엔 '남부군' 군기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이란 점이 부각되어 미국 전역에서 퇴출 운동이 벌어졌다.

금기 마케팅은 통념과 고정관렴을 다른 시각에서 조명해, 고객에게 파격과 신선함을 준다는 점에서 시도할 만 한 마케팅 기법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역사적 아픔이 남아있는 금기를 함부로 건드리다간 아마존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부득이하게 금기를 건드려야 한다면, 우선 그에 담긴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금기가 된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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